
초콜릿 향기가 나는 신비로운 보라색 꽃과, 바나나를 닮은 달콤한 열매. 으름나무(으름덩굴)는 한 번 키워본 사람이라면 그 매력에 푹 빠질 수밖에 없는 덩굴식물이죠. 그런데 가을이 지나고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애지중지 키운 우리 집 으름이가 혹독한 겨울을 무사히 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서기 시작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으름나무는 생각보다 추위에 매우 강한 식물입니다. 다만, 아직 뿌리가 깊게 내리지 않은 ‘어린 나무’에게는 우리의 작은 도움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작년에 심은 작은 묘목인데, 혹시라도 얼어 죽으면 어떡하지?’ 하는 불안한 마음으로 이 글을 찾아오셨다면, 이제 그 걱정은 내려놓으셔도 좋습니다. 제가 직접 정원에서 덩굴 식물들을 겨울 재우며 터득한, 실패 없이 안전하게 겨울을 나게 하는 가장 확실하고 간단한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이 덩굴, 생각보다 강해요


가장 먼저 우리는 으름나무의 본성을 이해해야 합니다. 이 덩굴은 우리나라 산에서도 자생하는 토종 식물로, 태생부터 우리나라의 추운 겨울에 적응할 수 있는 강한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실제로 담벼락이나 아치를 가득 덮을 만큼 크게 자란 성체 으름덩굴은, 별다른 월동 준비 없이도 거뜬하게 겨울을 이겨내곤 합니다.
문제는 이제 막 심은 지 1~2년밖에 되지 않은 어린 묘목입니다. 이 ‘어린이’ 나무들은 아직 땅속 깊이 뿌리를 내리지 못해, 흙 표면이 꽁꽁 얼어붙는 혹한기에 뿌리가 냉해를 입기 쉽습니다. 따라서 우리의 겨울나기 준비는, 이 어린 나무가 혹독한 첫겨울을 무사히 보내고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에 집중되어야 합니다.
뿌리를 위한 따뜻한 이불 덮어주기


겨울철 식물 관리의 핵심은 ‘뿌리 보호’에 있습니다. 땅 위의 줄기나 잎은 추위에 일부 마를 수 있지만, 뿌리만 살아있다면 봄에 어김없이 힘찬 새순을 밀어 올리기 때문입니다. 뿌리를 위한 가장 좋은 월동 준비는 바로 땅 위에 따뜻한 ‘이불’을 덮어주는 것입니다.
어렵게 생각할 것 없이, 늦가을에 떨어진 낙엽이나 마른 수풀, 볏짚 등을 긁어모아 으름나무의 줄기 주변 땅 위를 5~10cm 두께로 두툼하게 덮어주세요. 이렇게 땅을 덮어주는 ‘멀칭(Mulching)’은 흙이 급격하게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며 뿌리가 손상되는 것을 막아주는 최고의 단열재 역할을 합니다.
어린 줄기를 위한 바람막이 옷


뿌리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땅과 맞닿은 줄기 아랫부분입니다. 이 부분을 ‘주간부’라고 하는데, 식물의 생명력이 응축된 아주 중요한 곳입니다. 만약 이 부분이 찬 바람에 그대로 노출되어 얼어버리면, 식물 전체가 고사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뿌리 덮개와 함께 줄기 아랫부분도 감싸주는 것이 좋습니다. 볏짚이나 헌 옷, 혹은 시중에서 파는 보온 덮개(부직포)를 이용해 땅에서부터 약 30~50cm 높이까지 줄기를 감싸주세요. 이렇게 바람막이 옷을 입혀주면, 설령 위쪽의 가는 가지들이 추위에 마르더라도 식물의 본체는 안전하게 보호되어 이듬해 봄에 건강한 새순을 틔울 수 있습니다.
겨울맞이 가지치기와 물 관리


본격적인 겨울이 오기 전, 가볍게 가지를 정리해 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물론 본격적인 수형을 잡는 가지치기는 나무가 잠에서 깨기 직전인 늦겨울이나 이른 봄에 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하지만 늦가을에 이미 말라죽었거나, 병든 가지, 너무 복잡하게 얽혀 통풍을 방해하는 잔가지들을 미리 정리해 주면 나무가 겨울 동안 불필요한 곳에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도록 도와줍니다.
물 관리 또한 중요합니다. 땅이 얼기 시작하는 초겨울부터는 물을 주는 횟수를 급격히 줄여야 합니다. 흙이 너무 축축한 상태로 겨울을 맞이하면, 그 수분이 얼면서 뿌리에 더 큰 손상을 줄 수 있습니다. 땅이 완전히 얼기 전, 흙이 살짝 마른 듯하게 관리하는 것이 안전한 겨울나기의 마지막 준비입니다.
이제 안심하고 봄을 기다리세요


이제 우리 집 으름나무의 겨울 채비가 모두 끝났습니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죠? 뿌리에는 두툼한 낙엽 이불을 덮어주고, 줄기에는 든든한 바람막이 옷을 입혀주었으니, 이제 혹독한 추위 속에서도 안전하게 겨울잠을 잘 수 있을 것입니다.
이처럼 작은 정성만 더해주면, 당신의 으름덩굴은 겨울의 시련을 이겨내고 내년 봄, 더욱 건강하고 풍성한 모습으로 당신을 맞이해 줄 것입니다. 이제 안심하고, 초콜릿 향기 가득한 보랏빛 꽃이 다시 피어날 그날을 즐겁게 기다리세요.
자주 묻는 질문 (FAQ)


Q. 겨울에 덮어준 보온재는 언제쯤 걷어내야 하나요?
A. 우리나라의 마지막 늦서리가 완전히 지난 후, 즉 3월 말에서 4월 초순경에 걷어내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너무 일찍 걷어내면 갑작스러운 꽃샘추위에 새순이 냉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Q. 화분에 심은 으름나무는 어떻게 월동해야 하나요?
A. 땅에 심은 것보다 화분은 훨씬 더 쉽게 얼기 때문에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화분을 추위가 덜한 베란다나 현관 안으로 들여놓는 것입니다. 그것이 어렵다면, 화분 자체를 볏짚이나 뽁뽁이(에어캡)로 두툼하게 감싸 흙이 꽁꽁 어는 것을 최대한 막아주어야 합니다.
Q. 겨울 동안 가지가 다 말라 죽은 것 같아요. 살아날 수 있을까요?
A. 섣불리 포기하지 마세요. 으름덩굴은 생명력이 매우 강해, 땅 위의 가지가 모두 말랐더라도 뿌리만 살아있으면 봄에 땅속에서 새순이 돋아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봄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줄기 아랫부분을 살짝 긁어보아 속이 초록색이면 살아있는 것입니다.
실패 없는 으름나무 키우기 A to Z (모종 심기, 물주기, 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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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산행길, 쩍 벌어진 자주색 껍질 속으로 하얀 바나나 같은 속살을 드러낸 신비로운 열매. 바로 ‘으름’입니다. ‘한국의 바나나’라는 별명처럼 달콤하고 부드러운 그 맛을 본 분이라면,
tes.sstory.kr
추가 정보 및 도움이 되는 자료
- 으름꽃_ 데크 & 파고라 조경수로 예쁜 덩쿨식물 으름 나무 키우기
으름나무는 다년생으로 월동이 잘 되는 식물이며, 해가 지날수록 목대가 굵어져 추위에 강해진다. - 으름덩굴 키우고 돌보는 방법
겨울철 물주기는 주 1회 정도로 줄이고, 완전한 햇빛을 선호하지만 부분 햇빛에서도 잘 자란다. - 으름나무 물 관리방법 자세히 알려주세요
겨울철에는 주 1회 정도 물주기로 충분하며, 화분 크기와 토양 상태에 따라 조절이 필요하다. - 홍화으름 - 한솔조경수
운반 시 뿌리가 바람과 햇볕에 마르지 않도록 물을 뿌려주고, 가식할 경우 상록수는 뿌리 부분을 보습 처리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