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덩굴식물의 여왕’이라는 별명처럼, 담장이나 아치를 타고 오르며 피어나는 으아리(클레마티스)의 화려한 꽃송이는 정원을 가진 모든 이의 로망일 겁니다. 첫해에는 제법 풍성한 꽃으로 감동을 주었지만, 어쩐지 해가 갈수록 덩굴만 무성해지고 정작 기다리던 꽃은 야박하게 피어 속상했던 경험, 혹시 없으신가요?
이런 안타까운 상황에 실망하고 계셨다면, 당신의 정성이나 흙의 문제가 아닐 가능성이 큽니다. 오히려 식물의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해, 꼭 필요한 ‘가지치기’의 황금 시간을 놓쳤기 때문입니다. 결론부터 명확히 말씀드릴게요. 당신의 으아리가 내년에 올해보다 두 배 더 화려한 꽃을 피우게 만드는 황금 법칙은, 바로 당신의 으아리가 ‘언제’ 꽃을 피웠는지를 기억하는 것에 달려있습니다.
가지치기, 왜 꼭 해야 할까요?


많은 분들이 가지치기를 그저 엉킨 줄기를 정리하고 모양을 다듬는 미용 정도로만 생각합니다. 하지만 으아리에게 가지치기는 내년 농사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농사일과 같습니다. 적절한 시기의 가지 정리는 식물의 에너지를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만드는 핵심 기술입니다.
불필요하고 약한 줄기, 혹은 이미 수명을 다한 늙은 줄기를 잘라내면, 식물은 그곳으로 보내던 아까운 양분을 아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아낀 에너지를 새롭고 건강한 줄기를 키워내고, 그 끝에 탐스러운 꽃눈을 맺는 데 온전히 집중하게 됩니다. 또한, 복잡한 줄기 사이로 햇볕과 바람이 잘 통하게 되어 병충해를 예방하는 효과까지 있으니, 풍성한 결실을 위한 가장 확실한 투자인 셈이죠.
가장 큰 비밀, '언제' 꽃이 피었나요?


으아리 가지치기가 유독 어렵고 헷갈리는 이유는, 모든 품종에 통하는 단 하나의 정답이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주 간단한 기준 하나만 알면 모든 문제가 해결됩니다. 바로 내 으아리가 ‘이른 봄’에 꽃을 피웠는지, 아니면 ‘여름부터 가을까지’ 꽃을 피웠는지를 떠올려보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으아리가 우리에게 보내는 가장 중요한 신호입니다. 어떤 가지에서 꽃이 피어나는지가 품종마다 다르기 때문에, 꽃이 피는 시기에 따라 가지치기 방법과 시기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이 간단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 바로 가지치기 성공의 첫걸음입니다.
봄의 요정, 작년 가지에서 피는 아이들


만약 당신의 으아리가 4~5월경, 즉 이른 봄에 화려한 꽃을 피웠다면, 그 아이는 작년에 자란 묵은 가지(구초지)에서 꽃눈이 만들어지는 품종입니다. 이 아이들은 겨울을 이겨낸 묵은 가지 끝에서 꽃을 피워 올리는 부지런한 봄의 요정들이죠.
이런 품종의 가지를 가을이나 겨울에 무심코 잘라버리는 것은, 내년 봄에 볼 꽃을 내 손으로 모두 잘라내는 것과 같은 슬픈 결과를 낳습니다. 따라서 이 아이들의 가지치기 황금 시간은 바로 꽃이 모두 지고 난 직후입니다. 꽃이 진 가지를 가볍게 다듬어주고, 죽거나 약한 줄기만 정리해 주는 ‘약전정’으로 충분합니다.
여름의 여왕, 올해 가지에서 피는 아이들


반면, 당신의 으아리가 6월 이후, 즉 여름부터 가을까지 꾸준히 꽃을 피웠다면 그 아이는 그해에 새로 자라난 새 가지(신초지)에서 꽃이 피는 품종입니다. 이 아이들은 매년 봄, 땅에서부터 새로운 줄기를 힘차게 뻗어 올려 그 끝에 꽃을 피우는 에너지 넘치는 여름의 여왕들입니다.
이런 품종들은 묵은 줄기를 남겨둘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과감하게 잘라주어야 다음 해에 더 건강하고 많은 새 줄기를 틔워 올립니다. 따라서 이 아이들의 가지치기 최적 시기는 식물이 잠자는 시기인 늦가을이나 이른 봄(새싹이 나기 전)입니다. 땅에서 2~3마디(약 20~30cm) 정도만 남기고 모든 줄기를 과감하게 잘라내는 ‘강전정’을 해주세요. 이 과감한 이발이 내년 여름, 더 풍성한 꽃을 약속하는 비결입니다.
헷갈릴 때, 이것만은 기억하세요


“제가 키우는 으아리가 언제 피었는지 도무지 기억이 나질 않아요.” 하며 막막해하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그럴 때를 위한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해결책이 있습니다. 바로 ‘일단 기다리는 것’입니다.
이른 봄, 식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나 앙상한 줄기에서 작은 새순들이 돋아나기 시작할 때까지 기다려보세요. 그 후, 새순이 돋아나지 않는 갈색의 죽은 줄기들만 골라서 잘라내는 것입니다. 이 방법은 모든 품종에 100% 완벽한 최적의 방법은 아닐지라도, 살아있는 꽃눈을 잘라내는 최악의 실수를 막아주는 가장 안전한 보험이 되어줄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가지치기 시기를 놓쳤는데, 그냥 두어도 되나요?
A. 그냥 두어도 식물이 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묵은 가지와 새 가지가 뒤엉켜 복잡해지고, 통풍이 안 되어 병충해에 약해지며, 꽃의 크기가 작아지거나 숫자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다음 해에는 꼭 시기에 맞춰 정리해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Q. 으아리를 심은 첫해에도 가지치기를 해야 하나요?
A. 아닙니다. 심은 첫해에는 식물이 새로운 환경에 뿌리를 내리는 데 온 힘을 쏟아야 합니다. 첫해에는 가지치기를 하지 말고 그대로 두어 뿌리가 충분히 활착할 시간을 주는 것이 좋습니다. 본격적인 가지치기는 2~3년 차부터 시작해도 늦지 않습니다.
Q. 가지치기 후에 비료를 주어야 하나요?
A. 네, 주는 것이 좋습니다. 가지치기는 식물에게 새로운 성장을 유도하는 신호와 같습니다. 이 시기에 맞춰 퇴비나 완효성 비료를 뿌리 주변에 뿌려주면, 식물이 새 줄기와 잎을 만드는 데 필요한 든든한 영양분을 공급해 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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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s.sstory.kr
추가 정보 및 도움이 되는 자료
- 큰꽃으아리 가지치기 방법 - PictureTh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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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봄이 최적의 가지치기 시기로 건강한 꽃봉오리 위에서 가지를 잘라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