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밥상에 빠지면 왠지 서운한, 국물 요리의 시원함을 책임지고 모든 음식의 풍미를 살려주는 만능 채소 '대파'. 마트에서 한 단씩 사다 먹다 보면, 금방 시들거나 남아서 버리게 되는 경우가 많아 "차라리 텃밭에 직접 키워볼까?" 하는 생각, 한 번쯤 해보셨을 겁니다.
그런데 막상 대파를 심으려니, 누구는 "봄에 심어야 한다"고 하고, 누구는 "가을에 심어야 튼튼하다"고 하니 도무지 언제가 정답인지 헷갈리셨을 겁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대파는 '봄'과 '가을', 일 년에 두 번 심을 수 있는 아주 기특한 작물입니다. 그리고 언제 심느냐에 따라, 대파의 성장과 수확 시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대파는 '서늘함'을 사랑하는 채소
우리가 대파를 언제 심어야 하는지 알려면, 먼저 이 작물의 '성격'부터 알아야 합니다. 대파는 뜨거운 한여름의 땡볕보다는, 비교적 '서늘한' 기후에서 가장 튼튼하고 맛있게 자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너무 더우면 병충해에 약해지고, 너무 추우면 성장을 멈추기 때문에, 이 '서늘한' 시기를 얼마나 길게 확보해 주느냐가 튼튼한 대파 농사의 핵심입니다. 바로 이 원리 때문에, 우리는 혹서기와 혹한기를 피해 '봄'과 '가을'이라는 두 번의 기회를 얻게 되는 것입니다.
'봄 파종', 여름부터 가을까지 수확의 기쁨
첫 번째 파종 시기는 바로 '봄'입니다. 땅이 녹고 마지막 서리의 위험이 사라지는 4월 초순부터 5월 초순 사이가 바로 봄 대파를 심는 최적의 시기입니다. 이때 씨앗을 직접 뿌리거나, 종묘상에서 판매하는 어린 '대파 모종'을 사다 심으면 됩니다.
봄에 심은 대파는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쑥쑥 자라, 이르면 7월부터 수확하여 여름 내내 밥상을 풍성하게 만들어 줍니다. 가을까지 계속해서 수확할 수 있으며, 일부는 겨울을 나고 다음 해 봄에 '꽃대(장다리)'를 올리기도 합니다. 여름철 쌈 채소와 함께 곁들일 신선한 대파가 필요하다면, '봄 파종'이 정답입니다.
'가을 파종', 겨울을 이겨낸 달콤함
두 번째 기회는 바로 '가을'입니다. 더위가 한풀 꺾이고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8월 말부터 9월 중순 사이가 가을 대파를 심는 최적기입니다. 이때 심은 대파는 봄 파종 대파와는 전혀 다른 운명을 겪게 됩니다.
가을에 심은 대파는 겨울이 오기 전까지 어느 정도 뿌리를 내리고 자라다가, 추운 겨울 동안 성장을 멈추고 땅속에서 '겨울잠'을 잡니다. 그리고 이 혹독한 추위를 이겨내는 과정에서, 대파는 스스로 얼지 않기 위해 몸속에 '당분'을 가득 축적하게 됩니다. 이 때문에 겨울을 난 '월동 대파'는, 봄에 수확했을 때 맛이 훨씬 더 달고 진하며, 식감 또한 부드러운 '명품 대파'로 거듭납니다.
그래서, 나에게 맞는 최적의 날짜는?
결론적으로, '언제 심어야 한다'는 정답은 없습니다. 오직 '내가 언제 수확하고 싶은가'에 따라 심는 시기를 선택하면 됩니다.
- 여름부터 가을까지 신선한 대파를 계속해서 뽑아 먹고 싶다면: 4월~5월의 '봄 파종'
- 내년 봄, 더 달고 맛있는 월동 대파를 수확하고 싶다면: 8월~9월의 '가을 파종'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은, 텃밭의 일부는 봄에, 나머지 일부는 가을에 심어 일 년 내내 신선한 대파를 자급자족하는 것입니다.
뿌리만 심어도 자라는 '재생 대파'
"씨앗이나 모종을 사기 번거로워요" 라고 생각하신다면, 마트에서 사 온 대파의 '뿌리' 부분만 잘라 심는 방법도 있습니다. 대파는 생명력이 아주 강해, 뿌리 부분을 약 5~7cm 정도 남겨 흙에 심어두기만 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중심에서 새로운 싹이 돋아납니다.
물론 이 방법은 씨앗이나 모종을 심는 것만큼 굵고 튼튼한 대파를 수확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라면을 끓이거나 요리에 잠시 쓸 만큼의 대파를, 필요할 때마다 베란다 화분에서 바로 잘라 쓸 수 있다는 엄청난 편리함을 제공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대파 모종은 어떻게 심어야 하나요?
A. 밭에 깊이 20cm 정도의 골을 파고, 그 안에 대파 모종을 5~10cm 간격으로 나란히 세워줍니다. 그다음, 흙을 뿌리 부분만 살짝 덮어주고, 대파가 자라남에 따라 2~3차례에 걸쳐 흙을 계속해서 덮어주는 '북주기'를 해주어야 합니다. 이 북주기 과정이, 우리가 먹는 대파의 하얀 부분(연백부)을 길고 튼튼하게 만들어주는 핵심 비법입니다.
Q. 씨앗으로 심을 때 주의할 점이 있나요?
A. 대파 씨앗은 껍질이 단단하여 싹이 트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파종 전에 씨앗을 물에 하루 정도 불렸다가 심으면, 발아율을 높이고 싹이 트는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습니다.
Q. 대파에 꽃이 피었는데, 먹어도 되나요?
A. 대파 꽃(장다리)이 피면, 모든 영양분이 꽃대로 집중되어 대파의 줄기 부분은 질기고 맛이 없어집니다. 꽃이 피기 전에 수확하여 먹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대파 꽃 자체는 독이 없어 먹을 수는 있지만, 특별한 맛은 없습니다.
추가 정보 및 도움이 되는 자료
- 대파 재배 가이드: 최적의 심는 시기와 수확 시기, 성공적인 재배 방법 - Genius Kang 블로그
대파는 봄철 3월 말~5월 초, 가을철 8월 말~10월 초에 심는 것이 적합합니다. - 한국농업기술TV 대파 재배 A-Z EP.2 - YouTube
봄은 2~3월에 씨앗 파종 후 4~5월에 정식하며, 가을은 7~8월 씨앗 파종, 9~10월 정식이 적기입니다. - 대파 심는시기와 재배방법 - YouTube
중부 기준으로 봄 대파는 3월 말~4월 초, 가을 대파는 8월 하순~9월 초에 파종합니다. - 대파 - 농사로
봄 파종은 3~4월, 가을 파종은 8~9월에 이루어집니다. - 2024년 봄 대파 심는 시기 및 재배방법 알아보기 - YouTube
대파는 월동 가능하며 봄에 심어 4계절 수확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