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어탕이나 매운탕에 한 줌 넣어 비린내를 잡고, 부침개에 섞어 독특한 풍미를 더하는 마법의 허브. 바로 '배초향', 경상도 지역에서는 '방아'라는 이름으로 더 친숙한 토종 허브입니다. 한번 그 향에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을 정도로 강한 매력을 가졌지만, 수도권에서는 구하기가 쉽지 않아 아쉬워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 향긋한 허브를 우리 집에서도 키울 수 없을까?" 하고 생각하셨나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배초향은 씨앗 한 줌만 있으면 화분에서도, 옥상 텃밭에서도 누구나 쉽게 키울 수 있는 '착한 허브'의 끝판왕입니다. 오늘, 씨앗을 뿌리는 첫 순간부터 향긋한 잎을 수확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씨앗과의 첫 만남, '파종'
배초향과의 첫 만남은 보통 먼지처럼 작은 씨앗에서 시작됩니다. 이 작은 씨앗을 싹 틔우는 가장 중요한 비밀은 바로 '빛'입니다. 배초향 씨앗은 빛을 받아야만 잠에서 깨어나는 '광발아성' 종자이기 때문에, 씨앗을 뿌린 뒤 흙을 두껍게 덮어버리면 영원히 싹을 보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씨앗을 뿌리기 가장 좋은 시기는 따뜻한 봄, 4월에서 5월 사이입니다. 화분이나 텃밭에 흙을 채우고 씨앗을 흩뿌린 뒤, 흙을 아주 얇게 살짝만 덮어주거나, 흙 위에 그대로 두고 손바닥으로 가볍게 눌러주기만 하면 됩니다. 흙이 마르지 않도록 분무기로 촉촉하게 물을 주며 기다리면, 보통 1~2주 안에 작고 귀여운 새싹들이 고개를 내밀 것입니다.
햇볕은 보약, 물은 친구
이 향긋한 허브가 우리에게 풍성한 잎을 선물하기 위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바로 '햇볕'과 '물'입니다. 배초향은 햇빛을 정말 좋아하는 식물이라, 하루 종일 해가 잘 드는 양지바른 곳에 자리를 잡아주면 알아서 쑥쑥 자라납니다.
또한, 물을 아주 좋아하는 '물 마시기 선수'이기도 합니다. 특히 성장이 왕성한 여름철에는 흙이 마르지 않도록 신경 써주어야 합니다. 물을 주는 가장 좋은 기준은 '화분이나 텃밭의 겉흙이 말랐을 때, 한 번 줄 때 흠뻑' 주는 것입니다. 물이 부족하면 잎이 축 처지며 힘들어하는 모습을 바로 보여주는, 아주 정직한 친구입니다.
풍성한 수확을 위한 약속, '순지르기'
배초향을 그냥 두면 키만 멀대처럼 훌쩍 자라버리고, 정작 우리가 수확할 수 있는 잎의 양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더 많은 잎을, 더 오랫동안 수확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비법이 바로 '순지르기(적심)'입니다.
식물의 키가 한 뼘(15~20cm) 정도 자랐을 때, 가장 꼭대기의 생장점을 손톱이나 가위로 '똑'하고 잘라주세요. 이렇게 하면 식물은 위로만 자라던 성장을 멈추고, 잘린 부분 아래에서 두 개의 새로운 곁가지가 돋아나와 훨씬 더 풍성한 덤불 형태로 자라게 됩니다. 이 간단한 '이발'이야말로, 수확량을 2배로 늘려주는 가장 확실한 마법입니다.
여름부터 가을까지, '수확'의 기쁨
순지르기를 통해 풍성해진 배초향은 여름부터 서리가 내리기 전까지 우리에게 끊임없이 향긋한 잎을 선물합니다. 수확하는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필요한 만큼의 줄기를 가위로 잘라내어 사용하면 됩니다. 이때, 줄기 전체를 밑동까지 잘라내는 것이 아니라, 아래쪽의 잎 2~3마디는 남겨두고 위쪽을 잘라야 그 자리에서 다시 새로운 곁순이 돋아나 계속해서 수확할 수 있습니다.
여름이 깊어지면 줄기 끝에서 보랏빛의 예쁜 꽃이 피기 시작합니다. 이 꽃 역시 꿀벌들이 아주 좋아하는 훌륭한 '밀원식물'이지만, 잎을 계속해서 수확하고 싶다면 꽃대가 올라올 때 바로 잘라주는 것이 좋습니다. 꽃을 피우는 데 에너지를 쓰지 않고, 잎을 키우는 데 집중하게 만드는 것이죠.
추운 겨울을 이겨내는 법, '월동'
배초향은 씨앗으로 번식하는 한해살이풀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뿌리가 살아남아 겨울을 나는 '여러해살이풀'입니다. 가을이 깊어지고 서리가 내리면 땅 위의 줄기와 잎은 모두 누렇게 말라죽습니다. 식물이 죽었다고 오해하고 뽑아버리면 안 됩니다!
땅속의 뿌리는 추운 겨울 동안 잠을 자며 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겨울나기를 위해 우리가 할 일은, 마른 줄기를 땅에서 한 뼘 정도만 남기고 잘라주는 것입니다. 만약 사는 곳이 아주 추운 지역이라면, 그 위를 낙엽이나 볏짚 등으로 살짝 덮어주면(멀칭) 뿌리가 어는 것을 막아줄 수 있습니다. 이듬해 봄, 그 자리에서 어김없이 새로운 싹이 돋아나며 반가운 인사를 건넬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배초향과 비슷한 '방아깨비'와는 다른 건가요?
A. 네, 완전히 다릅니다. '배초향(방아)'은 꿀풀과에 속하는 향기로운 허브 식물이고, '방아깨비'는 메뚜기과에 속하는 곤충입니다. 이름이 비슷해서 생긴 재미있는 오해죠.
Q. 씨앗을 받아서 내년에 또 심고 싶어요.
A. 네, 씨앗 채종이 아주 쉽습니다. 보랏빛 꽃이 지고 난 뒤 꽃대가 갈색으로 바싹 마를 때까지 기다렸다가, 꽃대를 털면 아주 작은 검은색 씨앗들이 우수수 쏟아져 나옵니다. 이 씨앗을 종이봉투에 담아 건조하고 서늘한 곳에 보관했다가 다음 해 봄에 뿌리면 됩니다.
Q. 병충해는 없나요?
A. 특유의 강한 향 덕분에 벌레가 거의 꼬이지 않는, 키우기 아주 쉬운 허브입니다. 다만, 너무 습하고 통풍이 잘 안 되면 흰가루병이 생길 수 있으니, 잎이 너무 빽빽하다면 중간중간 솎아주어 바람이 잘 통하게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배초향(방아잎), 도대체 어떤 맛이고 무슨 음식에 넣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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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 출신 지인의 집에 놀러 갔다가, 매운탕이나 부침개에서 난생처음 맡아보는 독특한 향기에 깜짝 놀란 경험, 있으신가요? 깻잎도 아니고, 민트도 아닌 그 오묘한 풍미의 정체가 바로 '배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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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정보 및 도움이 되는 자료
- 배초향(방아, 방애) 기르기 - 해피 비타민 티스토리
배초향은 씨앗을 흩어 뿌린 후 쇠갈퀴로 흙을 살짝 긁어주고 자주 물을 주며, 잡초 제거와 적절한 간격 유지가 성공 핵심입니다. - 배초향 - 기타채소재배 - 초보 귀농인의 원두막
씨앗 파종 시 작은 면적에 고르게 뿌리고 흙을 살짝 덮은 후 물을 충분히 주는 것이 발아 성공률을 높입니다. - 배초향(방아잎, 곽향)의 놀라운 효능 - 유튜브
방아잎은 스트레스 해소와 급체 완화에 좋으며, 생채로 먹거나 말려 차로 우려 마시는 등 다양한 이용법이 있습니다. - 배초향 번식시키는 방법 - PictureThis
꽃이 시들고 씨앗이 익었을 때 수집하여, 얕게 심고 배수가 좋은 흙에서 발아를 촉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