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면 앙증맞은 빨간 열매가 보석처럼 열리는 산사나무. 이 열매가 우리 몸에 좋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봤지만, 정작 이 나무가 어떤 꽃을 피우는지는 잘 모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혹시 산사나무 꽃을 화려하고 붉은색일 것이라 짐작하셨나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 예상은 기분 좋게 빗나갈 것입니다. 산사나무는 가을의 붉은 열매와는 정반대의 매력을 가진, 아주 순수하고 청초한 하얀 꽃을 피워냅니다.
‘언제, 어디서 이 아름다운 꽃을 만날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으로 이 글을 찾아오셨다면, 정말 잘 오셨습니다. 이 소박하지만 매력 넘치는 꽃이 우리에게 말을 걸어오는 시기는 언제인지, 그리고 그 모습 속에 어떤 아름다운 이야기가 숨어 있는지, 지금부터 저와 함께 향기로운 꽃길을 걸어보겠습니다.
봄의 끝자락, 5월의 신부처럼
산사나무가 가장 화려하게 변신하는 시기는 바로 벚꽃과 철쭉이 지고 난 뒤, 봄이 여름에게 자리를 내어주기 시작하는 ‘5월 중순’입니다. 마치 봄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하려는 듯, 푸른 잎사귀가 무성해진 나뭇가지 위로 하얀 눈송이가 내려앉은 것처럼 수많은 꽃을 피워냅니다.
이 시기에 산이나 공원을 걷다가, 마치 아까시나무 꽃 같기도 하고 조팝나무 꽃 같기도 한 하얀 꽃들이 나무 전체를 뒤덮고 있다면, 잠시 걸음을 멈추고 살펴보세요. 바로 그 나무가 산사나무일 확률이 높습니다. 5월의 햇살 아래 순백의 드레스를 입은 신부처럼 서 있는 그 모습은, 가을의 붉은 열매와는 또 다른 청초한 아름다움을 선사합니다.
팝콘처럼 팡팡, 작은 꽃들의 합창
산사나무 꽃을 가까이에서 들여다보면, 그 매력은 더욱 커집니다. 하나하나의 꽃은 지름이 1.5cm 정도로 아주 작지만, 수십 개의 작은 꽃들이 둥근 우산 모양으로 옹기종기 모여 하나의 커다란 꽃다발(산방화서)을 이룹니다. 마치 하얀 팝콘이 한꺼번에 ‘팡팡’ 터진 것처럼 풍성하고 탐스러운 모습이죠.
깨끗한 하얀색의 둥근 꽃잎은 보통 다섯 장이며, 그 가운데에는 노란색의 꽃술이 앙증맞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작은 꽃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순백의 합창은 꿀벌과 나비들을 불러 모으는 훌륭한 초대장이 됩니다. 덕분에 나무 주변은 항상 생기가 넘치고, 이 곤충들의 부지런한 날갯짓 덕분에 가을의 풍성한 붉은 열매가 맺힐 수 있는 것입니다.
서양에서는 ‘5월의 꽃’, 메이플라워
이 나무는 동양뿐만 아니라 서양에서도 아주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나무입니다. 특히 유럽에서는 산사나무를 ‘메이플라워(Mayflower)’, 즉 ‘5월의 꽃’이라고 부르며 봄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꽃으로 여겼습니다. 5월이 되면 마을 축제를 열고, 산사나무 가지로 화관을 만들거나 문 앞에 걸어두며 행운과 다산을 기원하는 풍습이 있었다고 합니다.
또한, 영국에서는 청교도들이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신대륙으로 건너갈 때 이 산사나무 가지를 가져갔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새로운 시작과 희망을 상징하는 꽃으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이 나무의 꽃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희망과 축복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유일한 사랑’이라는 아름다운 꽃말
이처럼 아름다운 꽃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까요? 산사나무의 꽃말은 바로 ‘유일한 사랑’, ‘희망’, 그리고 ‘관용’입니다. 순백의 깨끗한 모습이 변치 않는 단 하나의 사랑을 떠올리게 하고, 혹독한 겨울을 이겨내고 봄의 끝자락에 피어나는 강인함이 희망을 상징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또한, 가시 돋친 가지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꽃과 이로운 열매를 아낌없이 내어주는 모습에서 너그러운 ‘관용’의 의미를 찾을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변치 않는 마음이나 새로운 시작에 대한 응원을 전하고 싶을 때, 이 꽃의 이야기를 함께 선물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꽃이 지고 난 뒤, 또 다른 시작
화려했던 꽃의 축제는 아쉽게도 그리 길지 않습니다. 약 1~2주간의 짧은 시간 동안 자신의 아름다움을 뽐낸 뒤, 바람에 눈송이처럼 흩날리며 꽃잎을 떨굽니다. 하지만 이것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을 의미합니다.
꽃이 지고 난 바로 그 자리에, 작고 동그란 초록색의 아기 열매가 맺히기 시작하기 때문이죠. 이 작은 열매는 여름 내내 뜨거운 햇살을 받으며 무럭무럭 자라나, 마침내 가을이 되면 우리가 아는 그 붉고 탐스러운 산사 열매로 변신합니다. 5월의 순백의 꽃을 기억한다면, 가을의 붉은 열매가 더욱 소중하고 기특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산사나무와 아까시나무 꽃은 어떻게 다른가요?
A. 두 나무 모두 5월에 하얀 꽃을 피우고 향기가 좋아 헷갈리기 쉽습니다. 가장 큰 차이점은 꽃의 모양입니다. 산사나무 꽃은 여러 개의 작은 꽃이 둥근 우산 모양으로 뭉쳐서 피는 반면, 아까시나무 꽃은 포도송이처럼 긴 줄기에 주렁주렁 매달려 핍니다.
Q. 산사나무 꽃에서도 향기가 나나요?
A. 네, 향기가 납니다. 하지만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독특한 향이 납니다. 은은하고 달콤하게 느끼는 사람도 있지만, 일부에서는 약간 비릿하거나 쿰쿰한 냄새로 느끼기도 합니다. 이는 벌이나 나방 같은 특정 곤충들을 유인하기 위한 향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Q. 산사나무는 어디서 쉽게 볼 수 있나요?
A. 산사나무는 우리나라 전국의 산과 들에서 자생하는 나무로,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습니다. 특히 요즘은 조경수로도 인기가 많아, 공원이나 아파트 단지, 도로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5월에 하얀 꽃이 핀 나무를 눈여겨보았다가, 가을에 빨간 열매가 열리는지 확인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초보 텃밭러도 성공! 실패 없는 산사나무 키우기 (모종 선택부터 수확까지 A to Z)
초보 텃밭러도 성공! 실패 없는 산사나무 키우기 (모종 선택부터 수확까지 A to Z)
봄에는 팝콘처럼 팡팡 터지는 하얀 꽃을, 가을에는 루비처럼 반짝이는 빨간 열매를 선물하는 나무. 열매는 소화를 돕는 약재로, 꽃은 아름다운 정원수로 사계절 내내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는 ‘
tes.sstory.kr
추가 정보 및 도움이 되는 자료
- 산사나무 개화시기 및 꽃말 분포지 산사나무 관리방법
산사나무는 5월에 흰색 꽃이 산방꽃차례로 피며, 꽃말은 ‘유일한 사랑’으로 조건 없는 희생과 헌신을 상징한다. - 5월 13일 탄생화 '산사나무'…꽃말과 의미는?
산사나무는 5월에 흰색 꽃을 피우며, ‘유일한 사랑’이라는 꽃말은 사랑의 주도자가 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 꽃말이 '유일한 사랑','신부의 화관' 산사나무[정충신의 꽃]
5월에 피는 하얀 꽃은 마치 눈처럼 흐드러지며, 꽃잎은 둥글고 5개이며, 수술은 붉은색 꽃밥이 특징이다. - 올림픽공원 흰색꽃나무, 5월의 꽃 산사나무꽃
산사나무는 5월에 개화하며, 꽃말 ‘유일한 사랑’ 외에도 서양에서는 결혼식에서 신부의 화관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 산사나무 꽃 산사나무 열매 효능 꽃말 - 네이버 블로그
산사나무는 5월에 흰색 꽃이 피고, 9~10월에 붉은 열매를 맺으며, 꽃말은 ‘유일한 사랑’과 ‘희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