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한 점에 쌉싸름하면서도 달큰한 향기의 당귀잎 한 장을 싸서 먹는 즐거움. 그 독특한 풍미에 빠져 ‘이 향긋한 쌈채소를 집에서 직접 길러볼 수 없을까?’ 하고 씨앗 봉투 앞에서 망설여본 경험, 다들 있으시죠?
하지만 ‘약초라서 까다롭지 않을까?’, ‘씨앗 틔우기부터 실패할 것 같아’ 하는 걱정에 선뜻 도전하지 못하셨을 겁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릴게요. 이 매력적인 식물은 한번 뿌리내리면 해마다 수확의 기쁨을 안겨주는 아주 기특한 ‘다년생’ 작물입니다. 가장 중요한 단 하나의 비결은, 바로 ‘기다림의 미학’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한약재 아닌 쌈채소? 당귀잎의 매력
먼저 우리가 키울 작물에 대해 알아볼까요? 우리가 쌈 채소로 즐겨 먹는 것은 ‘참당귀’의 잎으로, 한약재로 쓰이는 뿌리만큼이나 향과 영양이 풍부합니다. 무엇보다 당귀는 한번 심어두면 겨울을 나고 이듬해 봄에 다시 싹을 틔우는 여러해살이 식물이라는 점이 가장 큰 매력입니다.
매년 씨앗을 심어야 하는 번거로움 없이, 해마다 더욱 풍성해지는 포기를 만날 수 있다는 뜻이죠. 텃밭이나 화단 한편에 심어두면, 두고두고 특별한 쌈 채소를 선물해 주는 든든한 반려 식물이 되어줄 것입니다. 이처럼 오랫동안 즐거움을 주는 것이 이 식물을 가꾸는 가장 큰 보람입니다.
가장 중요한 첫 관문, 씨앗 뿌리기
당귀 재배의 성패는 바로 이 ‘씨앗 파종’ 단계에서 갈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많은 분들이 봄에 씨앗을 심고 싹이 나지 않아 실패를 경험하는데, 그 이유는 당귀 씨앗이 ‘겨울잠’을 자는 특성 때문입니다. 씨앗은 반드시 추운 겨울을 겪어야 잠에서 깨어나 싹을 틔울 준비를 합니다.
따라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가을(10~11월)에 씨앗을 미리 심어 땅속에서 자연스럽게 겨울을 나게 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봄에 파종하고 싶다면, 씨앗을 젖은 솜이나 흙에 섞어 비닐에 담아 냉장고에서 한두 달간 ‘인공 겨울’을 겪게 해주는 것입니다. 이 ‘휴면 타파’ 과정만 거치면 발아 성공률을 비약적으로 높일 수 있습니다.
햇빛과 물, 이것만 기억하세요
이 독특한 향의 잎채소는 한여름의 뜨거운 뙤약볕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오전 햇살은 충분히 받되, 오후의 강한 직사광선은 피할 수 있는 ‘반음지’에서 잎이 더 부드럽고 무성하게 자랍니다. 텃밭이라면 큰 나무 그늘 아래나 건물 동쪽 편이 최적의 장소입니다.
물 주기는 겉흙이 말랐을 때 흠뻑 주는 것이 기본입니다. 특히 잎이 한창 자라나는 봄과 여름철에는 흙이 너무 마르지 않도록 신경 써주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뿌리가 계속 축축하게 젖어있는 과습 상태는 싫어하므로, 반드시 배수가 잘되는 흙에 심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확의 기쁨, 오랫동안 즐기는 법
이듬해 봄, 꽁꽁 얼었던 땅을 뚫고 새순이 돋아나 잎이 손바닥만큼 자라면 드디어 첫 수확의 시간입니다. 이때 포기 전체를 뽑아내는 것이 아니라, 바깥쪽의 큰 잎부터 한 장씩 가위로 잘라내는 방식으로 수확해야 합니다.
안쪽의 어린 속잎들은 계속해서 자라나 새로운 잎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이 방식을 따르면 늦가을까지 꾸준히 신선한 잎을 맛볼 수 있습니다. 단, 식물 전체의 성장을 위해 항상 최소 5~6장 이상의 잎은 남겨두고 수확하는 것이, 내년에도 더 풍성한 포기를 만날 수 있는 현명한 방법입니다.
겨울이 오면, 내년을 위한 준비
늦가을이 되어 서리가 내리면 당귀의 잎과 줄기는 자연스럽게 시들어 사라집니다. 이때 ‘죽었나?’ 하고 뿌리를 뽑아버리면 절대 안 됩니다. 땅속의 뿌리는 추운 겨울 동안 힘을 비축하며 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상부가 모두 시들고 나면, 흙 위로 볏짚이나 낙엽 등을 두툼하게 덮어 보온을 해주면 뿌리가 겨울을 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화분에서 키우는 경우, 화분을 얼지 않는 베란다나 현관으로 옮겨 겨울을 나게 하면 됩니다. 이 작은 배려가 이듬해 봄, 더욱 힘찬 새싹을 만나는 기쁨을 안겨줄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진딧물이 너무 많이 생겨요.
A. 당귀는 향이 진해 진딧물이 좋아하는 대표적인 작물입니다. 발견 즉시 손으로 잡아주거나, 물을 강하게 분사해 씻어내는 것이 좋습니다. 친환경 방제를 원한다면 물에 마요네즈나 주방 세제를 소량 희석해 뿌려주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Q. 씨앗이 싹이 트지 않아요.
A. 앞서 강조했듯이, 씨앗이 추운 겨울을 겪는 ‘휴면 타파’ 과정이 생략되었을 가능성이 가장 높습니다. 씨앗을 냉장 처리한 뒤 다시 파종해 보거나, 아예 가을에 씨앗을 심어보세요.
Q. 꼭 텃밭이 있어야만 키울 수 있나요?
A. 아닙니다. 당귀는 뿌리가 깊게 자라는 특성이 있으므로, 깊이가 최소 30cm 이상 되는 깊은 화분만 있다면 베란다에서도 충분히 성공적으로 키울 수 있습니다.
추가 정보 및 도움이 되는 자료
- 당귀 씨앗 파종부터 수확까지 재배 방법과 모종 심기 가이드 - koreafarm 티스토리
당귀 씨앗 파종 시기, 토양관리, 물주기, 모종 심기, 잡초 관리, 수확 시기와 방법 등 초보자를 위한 당귀 재배 전 과정을 자세히 설명합니다. - 독특한 향의 대명사 당귀 재배법과 병해충에 대해 알아보자 - 올미박스 티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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