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집안의 화초 잎을 뜯거나, 비닐봉지를 씹고 있는 모습을 보며 가슴 철렁했던 경험, 집사님이라면 누구나 있으실 거예요. 말썽을 부리는 것 같지만, 사실 이것은 섬유질을 섭취하려는 고양이의 자연스러운 본능입니다. 하지만 사람이 키우는 화초는 고양이에게 독이 될 수 있죠.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안전하고 맛있는 고양이 전용 채소, ‘캣그라스’입니다. ‘식물 킬러’인 저도 실패 없이 매번 성공하는 아주 쉬운 재배 식물이니 걱정 마세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캣그라스 키우기는 농사가 아니라 ‘과학 실험’에 가깝습니다. 물과 약간의 햇빛만 있다면 누구나 푸릇푸릇한 새싹을 반려묘에게 선물할 수 있습니다.
고양이 풀, 왜 먹는 걸까요?
고양이들이 캣그라스를 찾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헤어볼’을 배출하기 위해서입니다. 고양이는 스스로 몸을 핥아 그루밍을 하면서 많은 양의 털을 삼키게 되는데, 이 털들이 뭉쳐 위장에 쌓이는 것을 헤어볼이라고 합니다. 캣그라스의 풍부한 섬유질은 이 헤어볼이 부드럽게 배출되도록 돕는 천연 소화제 역할을 합니다.
또한 캣그라스에는 엽산과 같은 비타민이 포함되어 있어 영양 보충에도 도움이 되며, 풀을 뜯는 행위 자체가 고양이에게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심리적인 안정을 주는 놀이가 되기도 합니다. 즉, 캣그라스는 단순한 간식이 아니라 고양이의 건강과 행복을 위한 필수 아이템인 셈입니다.
준비는 간단해요! (씨앗과 화분)
캣그라스를 키우기 위해 거창한 준비물은 필요 없습니다. 가장 중요한 ‘캣그라스 씨앗’과 씨앗을 심을 ‘화분’, 그리고 ‘흙’만 있으면 됩니다. 씨앗은 보통 귀리, 보리, 밀 등이 사용되는데, 어떤 것을 선택해도 고양이들은 잘 먹으니 기호에 따라 선택하면 됩니다. 처음이라면 여러 씨앗이 섞인 제품으로 시작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화분은 고양이가 뜯어 먹다가 넘어뜨리지 않도록 넓고 안정감 있는 형태가 좋습니다. 흙은 비료 성분이 없는 ‘배양토’나 ‘상토’를 사용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최근에는 씨앗과 흙, 화분이 모두 포함된 ‘캣그라스 키우기 키트’ 제품도 아주 잘 나와 있으니, 초보 집사라면 키트를 활용하는 것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씨앗 심기, 실패 없는 3단계
이제 본격적으로 씨앗을 심어볼까요? 이 3단계만 기억하면 실패할 확률은 거의 ‘0’에 가깝습니다. 첫 번째 단계는 ‘씨앗 불리기’입니다. 씨앗을 미지근한 물에 2~4시간 정도 담가두세요. 이렇게 하면 씨앗이 잠에서 깨어나 싹이 훨씬 빨리 틉니다.
두 번째 단계는 ‘파종’입니다. 화분에 흙을 80% 정도 채운 뒤, 불린 씨앗을 서로 겹치지 않게 촘촘히 뿌려주세요. 씨앗을 너무 드문드문 뿌리면 나중에 휑한 느낌이 들 수 있으니,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넉넉하게 뿌리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그 위에 씨앗이 보일 듯 말 듯 얇게 흙을 덮어주면 모든 준비가 끝납니다.
물과 햇빛, 이것만 기억하세요
새싹이 돋아나기 전까지는 흙이 마르지 않도록 매일 분무기로 촉촉하게 물을 뿌려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흙이 마르면 새싹이 나오기 어렵고, 반대로 물을 너무 많이 부으면 씨앗이 썩을 수 있으니 분무기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캣그라스는 튼튼한 식물이라 아주 강한 햇빛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너무 강한 직사광선은 어린잎을 타게 할 수 있어요. 해가 잘 드는 창가나 베란다의 간접광만으로도 충분히 쑥쑥 자랍니다. 싹이 튼 후에는 흙이 마를 때마다 물을 흠뻑 주면 됩니다.
가장 맛있는 순간! (수확과 급여)
씨앗을 심고 나면 보통 2~3일 안에 귀여운 새싹이 돋아나고, 일주일 정도 지나면 10~15cm 길이의 먹기 좋은 캣그라스로 자라납니다. 이때가 가장 부드럽고 영양가가 높아 급여하기 가장 좋은 시기입니다. 더 오래 자라면 잎이 뻣뻣해져 고양이들이 잘 먹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급여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화분째로 고양이에게 주어 자유롭게 뜯어 먹게 하는 방법과, 가위로 윗부분을 잘라 사료나 간식에 섞어주는 방법입니다. 화분째로 주면 고양이가 풀을 뜯으며 스트레스를 푸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으니, 이 방법을 더 추천합니다. 처음에는 소량만 급여하여 고양이의 반응을 살펴보세요.
자주 묻는 질문 (FAQ)
Q. 캣그라스를 먹고 토하는데, 괜찮은가요?
A. 네, 대부분의 경우 괜찮습니다. 캣그라스를 먹고 토하는 것은 헤어볼이나 이물질을 배출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다만, 너무 자주 반복되거나 구토 후 기력이 없어 보인다면 다른 원인일 수 있으니 수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Q. 흙 없이 물로만 키워도 되나요?
A. 네, 가능합니다. 탈지면이나 키친타월을 깔고 물을 부어 수경재배 방식으로도 키울 수 있습니다. 흙을 사용하는 것이 싫은 분들에게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흙에서 키우는 것보다 영양분이 부족해 조금 더 빨리 시들 수 있습니다.
Q. 한 번 자란 캣그라스는 얼마나 오래 먹일 수 있나요?
A. 보통 2~3주 정도 급여할 수 있습니다. 그 이후에는 잎이 누렇게 변하고 뻣뻣해져 고양이들이 잘 먹지 않습니다. 캣그라스는 자라는 속도가 매우 빠르므로, 일주일 간격으로 새로운 화분에 씨앗을 심어두면 끊이지 않고 신선한 캣그라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추가 정보 및 도움이 되는 자료
- 실내에서 캣 그라스 키우기: 초보자 가이드 - 꽃플라워
씨앗 선택, 화분 준비, 물주기, 햇빛과 통풍 관리 등 캣그라스를 건강하게 키우는 전 과정을 초보자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자세히 설명합니다. - 집사생활(커뮤니티) 캣그라스 잘 키우는 팁 - 펫프렌즈
귀리 씨앗을 활용한 캣그라스 키우기 방법과 관리 요령, 분무기 사용, 통풍과 수확 후 관리까지 실제 집사 경험을 바탕으로 실용적인 팁을 공유합니다. - 고양이가 좋아하는 캣그라스 키우기 - 가장 기본! - 티스토리
캣그라스 기본 키우기 과정, 햇빛과 물 조절, 씨앗 심기 및 관리 방법을 상세하게 설명해 고양이와 집사 모두 만족하는 가이드를 제공합니다. - 초보집사를 위한 캣그라스 팁 하나 - 귀리 직접 키우기 - 티스토리
귀리 씨앗으로 캣그라스를 키우는 간단하고 경제적인 방법과 배수, 화분 무게 조절 등 키울 때 꼭 유의해야 할 점들을 설명합니다. - 3가지 곡물로 키우는 캣그라스|고양이를 위한 식물키우기 - YouTube
고양이가 좋아하는 귀리, 밀, 보리 등 대표적인 곡물로 캣그라스를 키우는 방법과 팁을 영상으로 쉽게 배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