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이 되면, 마치 산과 들이 하얀 눈이라도 내려앉은 듯 온통 순백의 꽃으로 뒤덮이는 장관이 펼쳐집니다. 그리고 그와 함께 공기 중에는 머리가 아찔할 정도로 달콤하고 짙은 향기가 가득 차죠. 이 향기의 주인공이 바로 ‘아까시나무 꽃’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 짧은 순간 피어나는 하얀 꽃송이는 우리가 가장 사랑하는 꿀, ‘아카시아꿀’을 만들어내는 보석 같은 존재입니다.
‘아카시아 껌’의 향기로 더 익숙한 이 나무의 꽃. 하지만 많은 분이 이 나무의 진짜 이름과 그 속에 숨겨진 놀라운 가치를 잘 알지 못합니다. 오늘 이 글은 5월의 여왕이라 불리는 이 향기로운 꽃이 우리에게 주는 달콤한 선물의 정체와, 그 선물을 가장 풍성하게 즐길 수 있는 시기는 언제인지 알려주는 친절한 안내서가 될 것입니다.
우리가 아는 ‘아카시아’의 진짜 이름


가장 먼저, 우리가 흔히 ‘아카시아’라고 부르는 이 나무의 정확한 이름은 ‘아까시나무’입니다. 본래 ‘아카시아’는 아프리카나 호주 등에서 자라는 다른 종류의 나무를 가리키는 이름인데,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올 때 이름이 잘못 알려져 지금까지 굳어진 것이죠. 뾰족한 가시가 있어 ‘아가씨’처럼 함부로 대하기 어렵다 하여 ‘아까시나무’가 되었다는 재미있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이 나무의 꽃은 우리가 흔히 보는 벚꽃이나 개나리와는 다른 독특한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마치 하얀 포도송이처럼, 작은 나비 모양의 꽃들이 긴 줄기에 주렁주렁 매달려 아래로 늘어지며 핍니다. 짙은 녹색 잎사귀 사이로 소복하게 피어난 순백의 꽃차례는 멀리서 보면 마치 5월의 신록 위에 내린 잔설처럼 아름답습니다.
5월의 산을 뒤덮는 하얀 향연


이 아름다운 꽃의 향연을 볼 수 있는 시기는 그리 길지 않습니다. 아까시나무는 봄이 절정에 이르는 ‘5월 중순’경, 약 2주라는 아주 짧은 시간 동안만 꽃을 활짝 피웁니다. 남쪽 지방부터 피기 시작해 점차 북쪽으로 올라오며, 마치 하얀 물결이 온 산을 뒤덮는 듯한 장관을 연출하죠.
이 짧고 강렬한 개화 시기는 전국의 양봉가들에게는 일 년 중 가장 바쁘고 중요한 시간입니다. 벌들이 이 시기를 놓치지 않고 최대한 많은 꿀을 모을 수 있도록, 벌통을 싣고 남쪽부터 북쪽까지 꽃을 따라 이동하는 ‘이동 양봉’을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이처럼 이 향기로운 송이가 피어나는 시간은 자연이 주는 짧지만 가장 달콤한 축제 기간입니다.
벌들을 위한 최고의 꿀 잔치


수많은 꽃 중에서 왜 유독 이 나무가 우리나라 꿀 생산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꿀의 여왕’이 되었을까요? 그 비밀은 바로 다른 꽃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풍부한 ‘꿀의 양(밀원)’에 있습니다. 아까시나무 꽃 한 송이 한 송이는 벌들을 유혹하는 달콤한 꿀(꽃꿀)을 아주 듬뿍 머금고 있습니다.
벌들은 이 시기에 부지런히 꽃과 벌집을 오가며 꿀을 모으고, 날갯짓으로 수분을 날려 우리가 아는 그 황금빛의 끈적한 ‘아카시아꿀’을 완성합니다. 이 나무에서 얻는 꿀은 색이 맑고 투명하며, 향이 부드럽고 맛이 깔끔하여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가장 사랑받는 천연 감미료가 됩니다.
향긋한 꽃잎, 먹을 수도 있다고요?


이 향기로운 꽃송이는 단순히 꿀벌들만을 위한 선물이 아닙니다. 우리 식탁 위에서도 멋진 요리로 변신할 수 있습니다. 갓 핀 깨끗한 꽃송이를 따서 튀김가루를 살짝 묻혀 기름에 바삭하게 튀겨내면, 세상에 둘도 없는 향긋하고 달콤한 ‘꽃 튀김’이 완성됩니다. 입안 가득 퍼지는 향긋함은 오직 이 계절에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별미입니다.
또한, 꽃을 그늘에 잘 말려두었다가 뜨거운 물에 우려내면 향기로운 ‘꽃차’로도 즐길 수 있습니다. 예로부터 민간에서는 이 꽃차가 기관지 염증을 완화하고 몸의 열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왔습니다. 이처럼 자연이 주는 이로운 점을 다양하게 활용했던 우리 조상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습니다.
자연이 주는 짧고 달콤한 선물


이제 이팝나무를 닮은 이 나무가 왜 우리에게 소중한지 그 이유를 아시겠나요? 아까시나무는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 우리 산을 푸르게 만들고, 5월이면 눈과 코를 즐겁게 하는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며, 그 꽃은 다시 우리에게 가장 달콤한 꿀을 선물해 줍니다.
비록 ‘아카시아’라는 이름으로 오해받고, 때로는 너무 잘 자라 골칫거리 취급을 받기도 하지만, 이 나무가 우리에게 주는 이로움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올 5월, 길을 걷다 이 달콤한 향기를 만난다면 잠시 걸음을 멈추고, 자연이 주는 이 짧고도 강렬한 선물을 온전히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그럼 진짜 ‘아카시아’는 어떻게 생겼나요?
A. 진짜 아카시아나무는 주로 노란색의 동그란 솜뭉치 같은 꽃을 피우며, 잎 모양도 아까시나무와는 다릅니다. 우리가 꽃집에서 ‘미모사’ 혹은 ‘은엽 아카시아’라고 부르는 식물이 바로 진짜 아카시아에 속하는 종류입니다.
Q. 길가에 핀 아까시나무 꽃을 따서 먹어도 괜찮을까요?
A. 자동차 매연이나 먼지가 많은 도로변의 꽃은 중금속 등에 오염되었을 수 있으므로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식용으로 꽃을 채취할 때는 반드시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산이나 인적이 드문 곳에서 핀 것을 골라야 합니다.
Q. 아카시아꿀은 왜 다른 꿀보다 잘 굳지 않나요?
A. 꿀이 굳는 현상(결정화)은 꿀의 포도당 성분 때문인데, 아카시아꿀은 다른 꿀에 비해 과당의 비율이 포도당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잘 굳지 않고 오랫동안 맑은 액체 상태를 유지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초보 텃밭러도 성공! 실패 없는 아까시나무 키우기 (모종 선택부터 관리까지 A to 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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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이 되면 온 동네를 달콤한 향기로 가득 채우는 아까시나무. 하얀 꽃송이가 주렁주렁 열린 모습을 보며, 내 텃밭이나 마당에도 한 그루 심어 그 향기를 오롯이 누리고 싶다는 꿈을 꾸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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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정보 및 도움이 되는 자료
- 아카시아 꿀 효능 8 꿀물 효능 부작용
아카시아꿀은 불면증 완화, 숙취 해소, 면역력 강화, 피부 노화 방지, 혈압 조절 등 다양한 효능이 있으며, 꿀벌이 아까시나무 꽃이 필 때 채취한다. - 아카시아꿀은 다른 꿀과 벌꿀효능이 다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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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시나무 꽃이 필 때 생산되는 아카시아꿀은 면역력 증진, 위 건강, 피로 회복에 효과적이며, 채취 시기는 5월 하순부터 6월 초순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