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볕 아래 쑥쑥 자라난 감자 줄기가 어느덧 무성해지고, 그 끝에 수줍은 듯 하얗거나 보라색의 예쁜 꽃이 피어날 때, 주말농부의 마음은 뿌듯함으로 가득 찹니다. 하지만 그 기쁨도 잠시, 텃밭 선배들로부터 “감자꽃을 따줘야 알이 굵어진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면 이내 고민에 빠지게 되죠. “이렇게 예쁜 꽃을 정말 따야 하나? 그게 정말 효과가 있을까?”
혹시 작년에도 이 예쁜 꽃 앞에서 망설이다 그냥 두셨다면, 올해는 당신의 텃밭에 작은 마법을 부려볼 최적의 기회입니다. 결론부터 확실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감자꽃을 따주는 것은 단순히 오래된 농사 비법이나 미신이 아닙니다. 식물의 한정된 에너지를 우리가 원하는 곳으로 집중시키는, 아주 과학적인 원리에 기반한 수확량 증대의 핵심 기술입니다.
식물의 본능, 꽃을 피우는 이유


우리가 이 작은 행동의 가치를 이해하려면, 먼저 식물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감자를 포함한 모든 식물의 가장 큰 목표는 우리에게 맛있는 먹거리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유전자를 남겨 대를 잇는 것, 즉 ‘자손 번식’입니다. 식물에게 꽃을 피우고 열매(씨앗)를 맺는 것은 바로 이 가장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입니다.
감자꽃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땅속에 알(덩이줄기)을 키우면서도, 동시에 꽃을 피워 씨앗을 만들 준비를 하는 것이죠. 하지만 우리 농부의 목표는 씨앗이 아니라, 오직 땅속에 숨겨진 통통하고 맛있는 감자입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농부와 식물의 목표가 달라지며, 우리가 개입해야 할 이유가 생겨나는 것입니다.
에너지의 재분배, 땅속으로 힘을 모으다


식물이 광합성을 통해 만들어내는 영양분, 즉 에너지는 무한하지 않습니다. 한정된 에너지를 가지고 잎과 줄기도 키워야 하고, 꽃도 피워야 하며, 땅속의 알도 굵게 만들어야 하는 바쁜 상황인 것이죠. 이때 우리가 감자꽃을 따주는 행위는, 식물에게 “이제 씨앗 만드는 일은 포기해도 좋아!”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과 같습니다.
꽃을 피우고 씨앗을 맺는 데 사용될 뻔했던 모든 에너지는 이제 갈 곳을 잃게 됩니다. 그리고 그 남은 에너지는 고스란히 어디로 갈까요? 바로 우리가 그토록 기다리는 땅속의 감자로 향하게 됩니다. 즉, 불필요한 곳으로 흩어질 뻔했던 영양분을 알짜배기 감자를 키우는 데에만 집중시키는 ‘에너지 재분배’ 작업, 이것이 바로 감자꽃 따주기의 핵심 원리입니다.
정말 수확량이 2배로 늘어날까?


“수확량이 2배로 뛴다”는 말은 조금 과장된 표현일 수 있지만, 그 효과가 분명한 것은 사실입니다. 특히 과거의 토종 감자 품종일수록 꽃을 피우는 데 많은 에너지를 소모했기 때문에, 꽃을 제거했을 때 수확량 증대 효과가 매우 컸습니다. 최근에 개량된 품종들은 알을 키우는 데 집중하도록 육종되어 그 효과가 다소 줄어들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주말농장이나 작은 텃밭 규모에서는 여전히 아주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냅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품종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감자꽃을 제거했을 때 평균적으로 10~30%가량 수확량이 증대되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단순히 양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영양분이 집중되면서 감자의 크기가 전반적으로 굵고 균일해지는 효과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습니다.
가장 효과적인 시기와 방법


이왕 하기로 마음먹었다면, 가장 효과적인 타이밍에 제대로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감자꽃을 따주는 가장 좋은 시기는 꽃이 활짝 피기 전, 즉 작은 꽃봉오리가 막 생겨났을 때입니다. 꽃이 이미 활짝 핀 후에는 식물이 상당한 에너지를 소모한 뒤이기 때문에 효과가 반감될 수 있습니다.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손으로 꽃대 아랫부분을 잡고 톡 하고 부러뜨리거나, 깨끗한 가위로 꽃대가 시작되는 부분을 잘라주면 됩니다. 이때 감자의 줄기나 잎이 다치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잎은 영양분을 만드는 소중한 공장이기 때문이죠. 텃밭에 방문할 때마다 새로 생겨나는 꽃봉오리들을 꾸준히 제거해 주는 작은 부지런함이 올여름, 당신의 감자 바구니를 가득 채워줄 것입니다.
방울토마토? 절대 만지면 안 돼요!


감자꽃을 그대로 두면, 꽃이 진 자리에 마치 작은 방울토마토처럼 생긴 녹색 열매가 열리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신기한 마음에 이것을 따서 맛보려는 분들이 간혹 있는데, 절대 금물입니다! 이 감자 열매에는 ‘솔라닌(Solanine)’이라는 독성 물질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섭취 시 복통이나 구토, 현기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 열매는 다음 세대를 위한 씨앗 주머니일 뿐, 우리가 먹는 부위가 아닙니다. 아이들과 함께 텃밭을 가꾸는 경우라면, 이 사실을 반드시 알려주어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시켜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제가 키우는 감자는 꽃이 아예 안 피는데, 괜찮은 건가요?
A. 네, 아주 좋은 현상일 수 있습니다. ‘수미’ 감자처럼 최근에 육종된 품종 중에는 꽃이 잘 피지 않거나 피더라도 금방 떨어지도록 개량된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꽃으로 갈 에너지를 처음부터 땅속 감자를 키우는 데 집중하도록 만들어진 것이므로, 굳이 꽃이 피지 않는다고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Q. 감자꽃을 따주면 식물이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나요?
A. 꽃대를 제거하는 것은 식물 전체에 큰 스트레스를 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를 막아주어, 식물이 땅속 덩이줄기를 키우는 본연의 임무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긍정적인 자극이 됩니다.
Q. 감자 수확 시기는 어떻게 알 수 있나요?
A. 보통 감자꽃이 피고 진 후, 지상부의 잎과 줄기가 누렇게 변하며 시들기 시작할 때가 수확 적기입니다. 장마가 오기 전, 맑은 날을 골라 흙을 파보면 통통하게 살이 오른 감자들이 모습을 드러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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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정보 및 도움이 되는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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