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긴 겨울의 끝을 알리며, 아직 채 녹지 않은 땅을 뚫고 가장 먼저 피어나는 보석 같은 꽃, 크로커스. 그 작고 앙증맞은 모습은 보는 이의 마음에 봄이 왔음을 실감케 하는 설렘을 안겨줍니다. 하지만 그 짧고 화려한 축제가 끝나고 나면, 꽃이 있던 자리는 금세 누렇게 변한 잎들로 어수선해지고 이내 텅 빈 공간으로 남아 아쉬움을 주곤 하죠.
하지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이 아쉬움은 크로커스에게 아주 똑똑하고 배려심 깊은 '단짝 친구'를 만들어줌으로써 완벽하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서로의 단점을 가려주고 장점을 돋보이게 하는 '동반식물'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지금부터 여러분의 정원을 봄부터 가을까지 빈틈없이 아름답게 만들어 줄 크로커스의 최고의 파트너들을 소개해 드릴게요.
주인공의 성격을 알아야 해요


최고의 파트너를 찾아주기 전, 우리는 먼저 주인공인 크로커스의 성격부터 알아야 합니다. 크로커스는 아주 일찍 피었다가, 꽃이 지고 나면 잎사귀도 금세 누렇게 변해 땅속으로 사라져 버리는, 아주 성격 급한 '봄의 단기 손님'과도 같습니다. 즉, 이 친구가 떠나고 난 뒤의 텅 빈 무대를 어떻게 채워줄 것인가가 정원 디자인의 가장 큰 숙제입니다.
따라서 크로커스와 궁합이 좋은 식물은, 크로커스가 한창 주인공일 때는 조용히 뒤에서 기다려주다가, 크로커스가 무대에서 퇴장할 때쯤 멋지게 등장하여 그 빈자리를 자연스럽게 메워주는 친구들이어야 합니다. 서로 활동하는 시기가 다른 식물을 함께 심는 것이 바로 핵심 비법입니다.
최고의 단짝, 지피식물


크로커스의 누렇게 시들어가는 잎사귀를 가장 자연스럽고 효과적으로 가려주는 최고의 단짝은 바로 땅을 낮게 기어가며 덮어주는 '지피식물'입니다. 이 친구들은 크로커스가 사라진 자리를 푸른 카펫으로 덮어, 잡초가 자라는 것을 막아주고 흙이 마르는 것을 방지해 주는 아주 기특한 역할을 합니다.
대표적으로는 봄에 보라색 꽃을 피우는 '아주가(조개나물)'나 분홍빛 꽃이 매력적인 '꽃잔디', 그리고 그늘에서도 잘 자라는 '빈카(페리윙클)' 등이 있습니다. 크로커스는 이 강인한 지피식물들을 가볍게 뚫고 올라와 꽃을 피우고, 임무를 다한 뒤에는 푸른 잎사귀 이불 아래에서 편안하게 다음 해를 준비할 수 있습니다.
다음 무대의 주인공, 여름 식물


크로커스의 봄 무대가 끝나면, 이제 여름 무대의 주인공이 등장할 차례입니다. 늦봄부터 잎이 본격적으로 자라나기 시작하는 여러해살이 식물들은 크로커스의 퇴장을 완벽하게 가려주는 훌륭한 파트너가 되어줍니다.
그중에서도 잎이 넓고 풍성하게 자라는 '비비추(호스타)'는 단연 최고의 조합입니다. 크로커스가 시들 때쯤, 비비추의 둥글고 멋진 잎사귀가 쑥쑥 자라나 그 자리를 자연스럽게 덮어줍니다. 또한, 여름 내내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원추리'나 '에키네시아' 같은 식물들도 크로커스가 떠난 빈 공간을 화려하게 채워주는 훌륭한 다음 타자입니다.
또 다른 봄의 친구, 다른 구근들


정원을 조금 더 다채롭게 만들고 싶다면, 크로커스와는 조금 다른 시기에 피어나는 다른 '봄 구근'들을 함께 심어보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입니다. 이는 마치 오케스트라처럼, 각기 다른 악기가 순서대로 등장하여 봄의 연주를 끊임없이 이어가는 것과 같습니다.
크로커스가 가장 먼저 봄의 시작을 알리면, 그 뒤를 이어 앙증맞은 '무스카리'와 '스노우드롭'이 등장하고, 이어서 화려한 '수선화'와 '튤립'이 봄의 절정을 노래합니다. 이렇게 개화 시기가 다른 구근들을 섞어 심으면, 이른 봄부터 늦봄까지 지루할 틈 없이 계속해서 새로운 꽃의 향연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의외의 파트너, 나무와 관목


아주 현명하고 손이 덜 가는 조합을 원한다면, 잎이 지는 '낙엽성 나무나 관목' 아래에 크로커스를 심어보세요. 이는 자연의 섭리를 가장 잘 활용하는 방법입니다. 크로커스는 나무에 잎이 돋아나기 전인 이른 봄에, 아무런 방해 없이 따스한 햇볕을 듬뿍 받으며 마음껏 꽃을 피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크로커스의 잎이 시들어갈 때쯤이면, 나무는 무성한 잎을 틔워 그늘을 만들어 줍니다. 이 그늘은 한여름의 뜨거운 햇볕으로부터 땅속의 크로커스 알뿌리가 너무 뜨거워지는 것을 막아주는 천연 보호막 역할을 합니다. '개나리'나 '목련' 같은 봄에 꽃이 피는 나무 아래는 크로커스를 위한 최고의 명당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함께 심은 식물이 크로커스의 양분을 빼앗아 가지 않을까요?
A.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크로커스는 다른 식물들이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전인 이른 봄에 집중적으로 활동하고, 여름에는 땅속에서 휴면(잠)을 자기 때문에 양분 경쟁이 거의 일어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함께 자라며 흙의 환경을 더 좋게 만들어 주기도 합니다.
Q. 지피식물이 너무 빽빽하게 자라면 크로커스가 뚫고 나오기 힘들지 않을까요?
A. 크로커스의 싹은 생각보다 아주 강인합니다. 아주가나 꽃잔디처럼 너무 두껍지 않은 대부분의 지피식물은 가볍게 뚫고 올라오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지피식물이 땅을 덮어주어 겨울 동안 알뿌리를 보호해 주는 효과도 있습니다.
Q. 동반식물들은 언제 심는 것이 좋은가요?
A. 크로커스 알뿌리는 보통 가을에 심습니다. 함께 심을 여러해살이 식물(비비추, 원추리 등)은 이른 봄이나 가을에 모종을 구해, 이미 심겨있는 크로커스 알뿌리가 다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주변에 심어주면 됩니다.
가을에 꼭 심어야 할 크로커스 구근, 실패 없이 심는 시기와 방법 A to 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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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정보 및 도움이 되는 자료
- 구근식물/크로커스 키우기 - 꽃&장단점 - 네이버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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