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부터 서리가 내릴 때까지, 지치지도 않고 소담스러운 꽃을 피워내는 기특한 패랭이꽃. 그 생명력과 아름다움에 반해 화단 한편에 심어두고 매일같이 눈을 맞추셨을 겁니다. 그런데 찬 바람이 불어오고 계절이 끝나갈 무렵, 문득 이런 걱정이 스쳐 지나갑니다. "이 예쁜 꽃, 내년에도 다시 볼 수 있을까? 혹시 한 해만 보고 끝나는 건 아닐까?"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아주 기쁘게도 정답은 '그렇다'입니다. 패랭이꽃은 원래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이듬해 다시 피어나는 아주 튼튼한 '여러해살이' 식물입니다. 중요한 것은 패랭이꽃의 끈질긴 생명력을 믿어주되, 혹독한 겨울을 조금 더 편안하게 날 수 있도록 우리가 '작은 정성'을 보태주는 것입니다. 지금부터 실패 없이 매년 패랭이꽃을 만나는 비법을 알려드릴게요.
알고 보면 튼튼한 야생초


우리가 패랭이꽃의 겨울나기를 걱정하는 이유는, 작고 여리여리한 그 모습 때문일 겁니다. 하지만 겉모습과 달리, 이 식물은 우리나라 산과 들에서 스스로 자라던 야생화에 뿌리를 둔 아주 강인한 친구입니다. 웬만한 추위에는 끄떡하지 않는, 튼튼한 생명력을 유전자에 새기고 태어났죠.
따라서 패랭이꽃을 위해 가장 먼저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과보호'를 멈추는 것입니다. 춥다고 해서 실내로 들일 필요도 없고, 비닐을 씌워줄 필요도 없습니다. 이 친구의 타고난 힘을 믿고, 스스로 겨울을 이겨낼 수 있는 최소한의 환경만 만들어주면 됩니다. 그 환경의 핵심은 바로 '물 빠짐'과 '단정한 정리'입니다.
겨울나기의 핵심, 물 빠짐


패랭이꽃에게 혹독한 겨울의 가장 큰 적은 살을 에는 추위가 아니라, 바로 '축축하게 얼어붙은 흙'입니다. 겨울 내내 흙이 질척한 상태로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 뿌리가 숨을 쉬지 못하고 썩어버려 결국 봄을 맞이하지 못하고 죽게 됩니다. 이는 모든 여러해살이 식물이 겨울을 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공통분모입니다.
따라서 패랭이꽃을 처음 심을 때부터 물이 잘 빠지는 곳에 자리를 잡아주는 것이 실패 없는 겨울나기의 첫걸음입니다. 마당에서 지대가 살짝 높고 햇볕이 잘 드는 곳, 혹은 흙에 모래나 마사토를 섞어 배수가 잘되도록 만들어준 곳이라면 최상의 환경입니다. 물이 고이기 쉬운 낮은 지대는 반드시 피해주세요.
가을맞이 단정한 이발


늦가을이 되어 꽃이 모두 지고 나면, 패랭이꽃은 조금 지저분한 모습으로 변합니다. 이때가 바로 겨울을 맞이하기 전, 단정한 '이발'을 해줘야 할 시간입니다. 꽃이 피었던 길쭉한 줄기들과 누렇게 변한 잎들을 그대로 방치하면, 그 사이로 찬 바람이 들어가 냉해를 입거나, 썩으면서 병충해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깨끗한 가위를 이용해 땅에서 5~10cm 정도만 남기고 과감하게 잘라주세요. "너무 짧게 자르는 거 아니야?" 하고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이렇게 해주면 식물은 불필요한 곳에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고, 모든 힘을 뿌리에 집중하여 겨울을 날 준비를 하게 됩니다. 땅에 바싹 붙어있는 푸른 잎들은 남겨두어야 이듬해 새순이 돋아나니, 그 부분은 자르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따뜻한 솜이불 덮어주기


단정하게 이발을 마쳤다면, 이제 추운 겨울밤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도록 '솜이불'을 덮어줄 차례입니다. 물론 패랭이꽃은 튼튼해서 꼭 필요한 과정은 아니지만, 이 작은 배려가 겨울나기의 성공률을 99%까지 끌어올려 줍니다. 특히 심은 지 얼마 안 된 어린 개체나, 유난히 추운 지역이라면 큰 도움이 됩니다.
가장 좋은 천연 이불은 바로 '낙엽'이나 '볏짚', '왕겨'입니다. 잘라낸 패랭이꽃의 밑동 위로 수북하게 덮어주세요. 이렇게 덮어주는 '월동 멀칭'은 땅이 급격하게 얼었다 녹는 것을 막아 뿌리를 보호해주고, 겨울 내내 일정한 보온과 보습 효과를 주어 패랭이꽃이 편안하게 겨울잠을 잘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봄이 오면 깨워주는 첫 물 한잔


긴 겨울이 지나고 따스한 봄볕이 내리쬐기 시작하면, 이불 속에서 파릇파릇한 새순이 돋아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이때가 바로 덮어주었던 낙엽 이불을 살짝 걷어내고, 패랭이꽃을 깨워줄 시간입니다. 겨울잠에서 막 깨어난 식물은 목이 아주 마른 상태입니다.
겨우내 건조했던 땅에 촉촉하게 물을 한번 흠뻑 뿌려주세요. 이 '첫 물 한잔'은 식물이 본격적으로 성장을 시작하는 것을 알리는 신호탄과도 같습니다. 이후로는 겉흙이 마를 때마다 물을 주며 관리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작년에 보았던 그 예쁜 꽃들을 두 배로 풍성하게 만나게 될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겨울 동안 잎이 다 갈색으로 변했어요. 죽은 걸까요?
A. 아직 속단하기 이릅니다. 패랭이꽃은 겨울 동안 지상부(땅 위 부분)는 마른 것처럼 보여도, 땅속의 뿌리는 살아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봄이 될 때까지 기다려보세요. 뿌리가 살아있다면 땅에 붙어있는 중심부에서 반드시 파릇한 새순이 올라올 것입니다.
Q. 화분에 심은 패랭이꽃은 어떻게 겨울을 나나요?
A. 화분은 땅보다 흙의 양이 적어 훨씬 더 쉽게 얼어붙기 때문에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화분을 추위가 덜한 베란다나 현관 안으로 들여놓는 것입니다. 만약 실외에 두어야 한다면, 화분 자체를 뽁뽁이나 볏짚 등으로 감싸 뿌리가 얼지 않도록 보온해주어야 합니다.
Q. 패랭이꽃 씨앗을 받아서 심어도 되나요?
A. 네, 물론입니다. 꽃이 지고 나면 씨방이 생기는데, 이 씨방이 갈색으로 바싹 마르면 안에 까만 씨앗이 들어있습니다. 이 씨앗을 받아 잘 보관했다가 봄에 뿌리면 새로운 패랭이꽃을 만날 수 있습니다. 다만, 씨앗으로 키우면 그 해에는 꽃을 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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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s.sstory.kr
추가 정보 및 도움이 되는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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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심으면 자연 발아로 붙박이 식물처럼 매년 꽃을 볼 수 있으며, 특별한 관리 없이도 잘 자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