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바람이 불면 분홍빛 잎사귀가 춤을 추는 플라밍고 셀릭스는 정원을 가꾸는 사람들에게 로망과도 같은 나무입니다. 너무 예뻐서 한 그루만 사기엔 아쉽고, 여러 그루를 심자니 가격이 부담되어 직접 번식을 시도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의욕만 앞서 가지를 흙에 꽂아두었다가 며칠 뒤 시커멓게 말라버린 실패의 쓴맛을 본 경험이 한두 번쯤은 있으실 겁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그냥 꽂으면 다 자라는 줄 알았다가 소중한 가지들을 떠나보낸 적이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이 나무 번식의 핵심 열쇠는 바로 '물'과 '밀폐'입니다. 셀릭스는 버드나무과 식물이라 물을 엄청나게 좋아하기 때문에, 뿌리가 나오기 전까지 절대로 마르지 않게 해주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입니다. 오늘은 똥손도 100% 성공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물꽂이 방법과 흙 관리 비법을 제 경험을 바탕으로 초등학생도 따라 할 수 있게 쉽게 풀어드리겠습니다.
실패 없는 시작을 위한 물컵 활용법


많은 분이 잘라낸 가지를 바로 흙에 심곤 하는데, 초보자에게는 이 방법이 오히려 실패 확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흙 속의 수분 관리가 생각보다 까다롭기 때문입니다. 가장 확실한 해결책은 투명한 컵이나 유리병에 물을 담아 가지를 꽂아두는 '물꽂이' 방식입니다. 버드나무 종류는 물속에서 뿌리를 내리는 능력이 탁월해서 웬만하면 실패하지 않습니다.
가지를 물에 담가두고 일주일에서 이주일 정도 기다리면 하얀색 뿌리가 팝콘처럼 터져 나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때 물은 2~3일에 한 번씩 깨끗한 물로 갈아주어야 썩지 않습니다. 눈으로 뿌리가 자라는 과정을 보면서 안심할 수 있고, 뿌리가 충분히 나온 뒤에 흙으로 옮기면 생존율이 비약적으로 올라갑니다.
물을 쭉쭉 빨아들이는 가위질 기술


가지를 자를 때도 요령이 필요합니다. 물을 흡수하는 면적이 넓어야 시들지 않고 잘 버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위로 줄기 끝을 자를 때, 반듯하게 자르지 말고 사선으로 비스듬하게 잘라주세요. 마치 빨대 끝 모양처럼 말이죠. 이렇게 하면 물을 마시는 입구가 넓어져서 수분 공급이 원활해집니다.
또한 물에 잠기는 부분에 있는 잎사귀들은 과감하게 모두 떼어내야 합니다. 잎이 물속에 들어가면 금방 썩어서 물을 오염시키고, 결국 가지 전체를 병들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물 위로 나온 윗부분의 잎도 2~3장만 남기고 나머지는 제거하거나 잎의 크기를 반으로 잘라주세요. 잎이 많으면 수분이 날아가서 가지가 금방 말라버리니 수분 증발을 막는 현명한 방법입니다.
습기를 가두는 미니 온실 만들기


만약 물꽂이가 귀찮아서 바로 흙에 심고 싶다면, 반드시 '습도 유지'를 위한 장치가 필요합니다. 화분에 가지를 꽂은 뒤, 그 위에 투명한 비닐봉지를 씌우거나 테이크아웃 플라스틱 컵을 뚜껑처럼 덮어주세요. 이렇게 하면 화분 안이 작은 비닐하우스처럼 변해서 수분이 밖으로 날아가는 것을 막아줍니다.
뿌리가 없는 가지는 잎으로 수분을 뺏기면 바로 죽어버립니다. 하지만 이렇게 밀폐를 해주면 공기 중 습도가 높아져서 잎이 싱싱하게 유지됩니다. 하루에 한 번 정도 컵을 열어 환기만 시켜주면서 흙이 마르지 않게 관리하면, 흙 속에서도 건강하게 뿌리를 내릴 수 있습니다.
뿌리 내린 후 흙으로 이사시키기


물속에서 하얀 뿌리가 3cm 이상 충분히 자랐다면 이제 흙으로 옮겨 심을 차례입니다. 이때가 가장 중요한 순간입니다. 물속에만 있던 뿌리가 거친 흙을 만나면 적응하느라 몸살을 앓기 쉽습니다. 해결책은 흙을 '진흙탕'처럼 아주 축축하게 유지해 주는 것입니다.
처음 화분에 옮겨 심고 나서는 일주일 동안 매일 물을 흠뻑 주어야 합니다. "과습으로 죽지 않을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 나무는 물을 워낙 좋아해서 건조한 것보다 차라리 축축한 것이 낫습니다. 그늘진 곳에서 일주일 정도 적응 기간을 거친 뒤, 서서히 햇빛이 드는 곳으로 옮겨주면 튼튼한 묘목으로 자라나게 됩니다.
가장 좋은 시기는 생명력이 넘치는 봄


언제 시도하느냐에 따라 성공률이 달라집니다. 가장 좋은 골든타임은 새순이 돋아나기 시작하는 3월에서 4월 사이의 봄, 그리고 습도가 높은 6월 장마철입니다. 이때는 나무 자체의 성장 호르몬이 왕성하게 활동하는 시기라서 뿌리가 정말 빨리 내립니다.
반면에 늦가을이나 겨울에는 나무가 잠을 자는 시기라서 뿌리가 잘 나오지 않고 관리하기도 힘듭니다. 기온이 20도 정도 되는 따뜻한 날씨를 골라 시도해 보세요. 자연의 힘을 빌리면 큰 노력을 들이지 않고도 베란다 가득 예쁜 삼색 버드나무 화분을 늘릴 수 있는 기쁨을 맛보게 될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잎이 다 떨어졌는데 죽은 건가요?
A. 잎이 말라서 떨어졌다고 해서 바로 포기하지 마세요. 줄기를 손톱으로 살짝 긁어보았을 때 안쪽 속살이 초록색이고 촉촉하다면 아직 살아있는 것입니다. 습도 유지를 계속해주면서 기다리면 앙상한 가지에서 다시 새순이 돋아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줄기가 검게 변하고 쭈글쭈글해졌다면 실패한 것입니다.
Q. 물꽂이 할 때 물에 영양제를 타도 되나요?
A. 뿌리가 없는 상태에서 비료나 영양제를 주면 오히려 삼투압 현상 때문에 가지 속의 수분이 빠져나가 말라 죽을 수 있습니다. 뿌리가 충분히 나오고 흙에 심은 뒤, 새순이 돋아나기 시작했을 때 영양제를 주는 것이 순서입니다. 처음에는 깨끗한 수돗물만으로도 충분합니다.
Q. 얼마나 기다려야 뿌리가 나오나요?
A. 온도와 환경에 따라 다르지만, 봄이나 여름 기준으로 보통 빠르면 1주일, 늦어도 3주 안에는 뿌리가 나옵니다. 따뜻한 곳에 둘수록 뿌리가 빨리 나오지만, 직사광선은 물 온도를 높여 썩게 만들 수 있으니 밝은 그늘에 두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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