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록빛이 완연한 여름 텃밭, 싱그러운 덩굴 사이로 피어난 샛노란 꽃송이들이 아침 햇살에 반짝입니다. 덩굴을 뻗어 나가는 모습도, 활짝 웃는 듯한 노란 꽃잎도 비슷해서 우리는 무심코 “와, 호박꽃 예쁘게 피었네!” 하고 말하곤 하죠. 하지만 그 꽃이 사실은 아삭한 오이를 품고 있는 ‘오이꽃’일 수도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두 꽃은 같은 박과(科) 식물에 속한 사촌 지간이라 헷갈리는 것이 어쩌면 당연합니다. 하지만 오늘 이 글을 통해 아주 간단한 몇 가지 특징만 기억하신다면, 더 이상 두 꽃 앞에서 머뭇거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결론부터 명쾌하게 말씀드릴게요. 이 둘을 가르는 가장 결정적인 차이는 바로 압도적인 ‘크기’와 꽃잎의 ‘모양’에 있습니다.
결정적 차이, 크기부터 비교하세요


두 꽃을 구별하는 가장 확실하고 빠른 첫 번째 방법은 바로 ‘크기’를 비교하는 것입니다. 이 차이는 마치 어른과 아이처럼 명확해서, 누구라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습니다. 호박꽃은 우리가 텃밭에서 만날 수 있는 채소 꽃 중에서 가장 큰 편에 속합니다. 활짝 피면 어른 손바닥만 한 크기를 자랑하며, 큼직한 황금빛 나팔처럼 압도적인 존재감을 뽐냅니다.
반면 오이꽃은 그에 비하면 아주 작고 앙증맞습니다. 다 피어봤자 오백 원짜리 동전만 한 크기로, 호박꽃 옆에 있으면 마치 미니어처처럼 보일 정도입니다. 아기자기하고 소박한 매력을 가진 이 작은 꽃은, 마치 덩굴 속에 숨어있는 노란 별과 같습니다. 따라서 꽃의 크기가 주먹만 하다면 호박꽃, 손가락 한 마디만 하다면 오이꽃이라고 생각하면 거의 틀림없습니다.
꽃잎 모양이 완전히 달라요


크기에서 이미 승부가 났지만,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꽃잎의 모양’에서도 뚜렷한 차이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단서를 알게 되면 식물을 관찰하는 재미가 두 배가 될 겁니다.
호박꽃은 다섯 개의 꽃잎이 완전히 갈라지지 않고 밑부분이 하나로 이어진 ‘통꽃’ 형태입니다. 마치 나팔이나 종처럼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펼쳐지죠. 꽃잎의 끝부분도 둥글둥글한 느낌을 줍니다. 하지만 오이꽃은 다릅니다. 다섯 개의 꽃잎이 뚜렷하게 갈라진 별 모양을 하고 있으며, 각 꽃잎의 끝이 호박꽃보다 훨씬 날렵하고 뾰족합니다.
꽃 뒤에 숨은 진짜 힌트


이제 두 식물의 정체를 100% 확신할 수 있는 결정적인 힌트를 알려드리겠습니다. 바로 꽃의 뒷모습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식물들은 열매를 맺는 ‘암꽃’과 꽃가루만 만드는 ‘수꽃’이 따로 있는데, 이 암꽃의 모습에 비밀이 숨어있습니다.
꽃의 바로 뒷부분, 즉 꽃자루와 연결되는 곳을 유심히 살펴보세요. 만약 그곳에 길쭉하고 자그마한 아기 오이가 달려 있다면 그것은 오이꽃 암꽃입니다. 반대로 동글동글한 아기 호박이 달려 있다면 그것은 호박꽃 암꽃이죠. 이처럼 꽃이 피는 순간부터 이미 미래의 열매 모습을 품고 있기 때문에, 이보다 더 확실한 구분법은 없습니다.
잎사귀와 덩굴손을 살펴보세요


꽃이 없을 때에도 우리는 이 두 식물을 구별할 수 있습니다. 바로 ‘잎사귀’와 ‘덩굴손’의 생김새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식물 전체를 관찰하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호박의 잎은 넓고 둥그스름한 오각형에 가까우며, 표면에 부드러운 솜털이 많아 만져보면 보송보송합니다. 덩굴줄기 역시 굵고 튼튼하죠. 반면 오이의 잎은 호박 잎보다 크기가 작고, 좀 더 각진 별 모양에 가깝습니다. 표면도 솜털보다는 까끌까끌한 질감을 가지고 있으며, 덩굴줄기가 가늘고 용수철처럼 생긴 덩굴손을 더 활발하게 뻗어 나갑니다.
같은 노랑, 다른 운명


이제 우리는 텃밭의 두 노란 꽃이 서로 다른 이름과 특징을 가진, 매력적인 개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큼직하고 화려한 나팔로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호박꽃과, 작고 귀여운 별 모양으로 소박한 아름다움을 뽐내는 오이꽃. 이들은 비록 닮은 듯 보였지만, 각자의 방식으로 열심히 생명을 키워내고 있었습니다.
뜨거운 여름 햇살 아래, 이 작은 꽃들이 벌과 나비의 도움을 받아 마침내 탐스러운 호박과 싱그러운 오이로 변신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텃밭 가꾸기가 주는 가장 큰 기쁨일 겁니다. 올여름에는 이 두 꽃의 이름을 정확히 불러주며, 그들이 우리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고마운 여정을 응원해 주는 것은 어떨까요?
자주 묻는 질문 (FAQ)


Q. 호박꽃처럼 오이꽃도 먹을 수 있나요?
A. 네, 오이꽃도 독성이 없어 식용이 가능합니다. 크기가 작아 요리에 활용하기는 쉽지 않지만, 샐러드 위에 올리는 식용 꽃 장식(가니쉬) 등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Q. 꽃은 많이 피는데 왜 열매가 안 열리고 그냥 떨어질까요?
A. 그것은 아마도 열매를 맺지 못하는 ‘수꽃’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호박과 오이는 열매를 맺는 암꽃이 피고, 벌과 나비가 수꽃의 꽃가루를 옮겨줘야(수분) 비로소 열매가 자랍니다. 텃밭에 곤충이 부족하다면, 아침 일찍 붓 등으로 수꽃의 꽃가루를 암꽃에 직접 묻혀주는 ‘인공수분’을 해주면 도움이 됩니다.
Q. 가장 쉽게 구별하는 단 하나의 방법만 꼽는다면 무엇인가요?
A. 단연 ‘크기’입니다. 다른 모든 것을 잊어버리셔도 좋습니다. 꽃이 내 손바닥만큼 크면 호박꽃, 동전만큼 작으면 오이꽃입니다. 이 점만 기억하셔도 절대 헷갈리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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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만 봐도 호박은 큰 종 모양, 오이꽃은 작고 별 같은 느낌이라 바로 구분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