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삼에 버금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우리 몸에 좋은 약재로 알려진 가시오갈피. 백숙에 넣어 먹거나 차로 끓여 마시면 기운이 솟는다는 이야기에, ‘이 귀한 나무를 내 손으로 직접 키워볼 수 없을까?’ 하는 생각, 한 번쯤 해보셨을 겁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가시오갈피는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강인한 생명력을 가졌지만, 그 첫 시작인 ‘씨앗 틔우기’에는 아주 특별한 비밀과 기다림이 필요합니다.
‘약초나무는 키우기 어렵다’는 막연한 생각에 도전을 망설이셨다면, 오늘 이 글이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입니다. 까만 열매 속 작은 씨앗 하나가 싹을 틔우고, 튼튼한 약용수로 자라나 마침내 우리 가족의 건강을 책임지는 그 모든 과정을, 제가 직접 겪으며 터득한 노하우와 함께 완벽하게 알려드릴게요.
씨앗의 아주 긴 잠, 첫 번째 관문


가시오갈피 재배에서 초보자들이 가장 많이 실패하고 포기하는 지점이 바로 ‘씨앗 발아’ 단계입니다. 가을에 얻은 까만 열매의 씨앗을 봄에 바로 심는다고 해서 절대 싹이 나지 않기 때문이죠. 이 씨앗은 아주 깊고 긴 잠을 자는 습성이 있어, 인내심 없는 주인을 결코 만나주지 않습니다.
이 긴 잠을 깨우기 위해서는 반드시 ‘두 번의 계절’을 인공적으로 겪게 해주어야 합니다. 씨앗을 젖은 모래나 흙과 섞어 따뜻한 곳에서 한 번, 그리고 추운 곳에서 또 한 번, 약 1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잠을 재우는 ‘노천매장법’이 필요합니다. 가장 쉬운 방법은 가을에 씨앗을 화분에 심어, 겨우내 비와 눈을 맞는 바깥에 그냥 내버려 두는 것입니다. 이 혹독한 기다림이야말로 새로운 생명을 깨우는 유일한 열쇠입니다.
어디에 심어야 잘 자랄까?


이 건강 나무는 본래 깊은 산속, 큰 나무들 아래에서 자라던 식물입니다. 이 사실은 우리가 이 나무를 심을 최적의 장소를 알려주는 중요한 힌트가 됩니다. 많은 분이 식물은 무조건 햇빛이 쨍쨍한 곳에서 잘 자랄 것이라 생각하지만, 가시오갈피는 오히려 너무 강한 직사광선을 힘들어합니다.
따라서 텃밭이나 정원에서 가장 좋은 자리는, 오전 햇빛은 충분히 받지만 한낮의 뜨거운 볕은 살짝 가려지는 ‘반그늘’입니다. 큰 나무 아래나, 건물의 동쪽 편이 아주 좋은 장소가 될 수 있죠. 흙은 물이 너무 고여 질척이는 곳만 피하면 어디서든 잘 자라는 편이지만, 물 빠짐이 좋은 사질양토에서 가장 건강하게 뿌리내립니다.
물과 거름, 과하면 탈이 나요


야생의 강인함을 품은 나무인 만큼, 너무 과한 사랑은 오히려 해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물’과 ‘거름’이 그렇습니다. 흙이 마를까 걱정되어 매일같이 물을 주는 것은 뿌리를 숨 막히게 하여 썩게 만드는 가장 큰 원인입니다.
물주기는 ‘겉흙이 충분히 말랐을 때 한 번에 흠뻑’ 주는 것을 원칙으로 삼으세요. 심은 첫해에 뿌리가 잘 내릴 때까지만 신경 써주고, 그 이후로는 가뭄이 아주 심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자연의 비에 맡겨도 될 정도로 건조함에 강합니다. 거름 역시 심을 때 퇴비를 충분히 섞어주었다면, 2~3년간은 별도의 웃거름 없이도 튼튼하게 자라납니다.
가시 돋친 줄기, 언제 어떻게 거둘까?


우리가 약재로 사용하는 부분은 주로 가시 돋친 ‘줄기와 껍질’입니다. 하지만 나무를 심자마자 수확을 기대해서는 안 됩니다. 약효를 제대로 품은 튼튼한 줄기를 얻기 위해서는 최소 3~5년 이상 나무가 충분히 성장할 시간을 주어야 합니다.
수확의 가장 좋은 시기는 나무가 잎을 모두 떨구고 겨울잠에 들어간 늦가을부터 이른 봄 사이입니다. 이때는 나무의 모든 영양분이 줄기와 뿌리에 응축되어 있어 약효가 가장 좋기 때문이죠. 날카로운 가시에 찔리지 않도록 반드시 두꺼운 장갑을 끼고, 너무 어린 가지보다는 2~3년 이상 묵은 튼튼한 가지를 골라 잘라내어 사용합니다. 여름에는 연한 잎을 따서 나물로 먹거나, 가을에는 까만 열매를 수확하여 효소나 담금주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묘목으로 시작하는 지름길


씨앗부터 시작하는 긴 기다림의 과정이 부담스럽게 느껴진다면, 훨씬 더 쉽고 빠른 길이 있습니다. 바로 건강한 ‘묘목’을 구입해 심는 것입니다. 묘목 시장이나 인터넷에서 2~3년생 묘목을 쉽게 구할 수 있는데, 이는 가장 어렵고 긴 씨앗 발아 과정을 건너뛰는 현명한 지름길입니다.
튼튼한 묘목을 심으면 보통 2~3년 후부터 바로 줄기를 수확하여 활용할 수 있으니, 훨씬 빠르게 이로운 나무가 주는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처음 도전하는 분이라면, 묘목으로 시작하여 자신감을 얻은 뒤 씨앗 발아에 도전해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가시오갈피와 그냥 오갈피는 어떻게 다른가요?
A. 오갈피나무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줄기에 가늘고 날카로운 가시가 빽빽하게 돋아난 종류를 ‘가시오갈피’라고 부릅니다. 특히 약효 성분인 ‘엘레우테로사이드’ 함량이 월등히 높아 약재로서는 가장 으뜸으로 칩니다.
Q. 아파트 화분에서도 키울 수 있을까요?
A. 네, 가능합니다. 다만, 뿌리가 자랄 충분한 공간을 위해 아주 큰 대형 화분이 필요하며, 반그늘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노지에서 키우는 것보다는 성장이 더딜 수 있지만, 베란다나 옥상에서 충분히 도전해 볼 수 있습니다.
Q. 병충해는 잘 생기지 않나요?
A. 가시오갈피는 생명력이 매우 강하고 병충해에 대한 저항성도 높아, 사실상 농약 없이도 아주 쉽게 키울 수 있는 대표적인 친환경 약용수입니다. 오히려 과습으로 인한 뿌리 썩음병을 가장 주의해야 합니다.
가시오갈피 나무 가지치기, 순 많이 나오게 하는 비법
쌉싸름하면서도 독특한 향기로 입맛을 돋우는 ‘가시오갈피순’. 봄철 최고의 보양 나물로 꼽히는 이 귀한 새순을 내 집 마당이나 텃밭에서 직접 수확하는 즐거움을 누리고 계신가요? 쑥쑥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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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정보 및 도움이 되는 자료
- 가시 오가피의 재배와 번식법 - 아름다운 우리강산
씨앗은 120일간 8~15℃에서 층적처리(개갑처리)로 휴면을 깨우고 발아시키며, 유기물 풍부한 배수 좋은 토양에서 재배해야 한다. - 오갈피나무 - 산림청
3월 말~4월 초에 묘목을 심을 때 뿌리와 줄기 위쪽 2~3cm만 덮고, 1,000㎡당 1,200본을 90×90cm 간격으로 정식한다. - 오가피나무의 재배방법
실생법은 종자에 모래를 섞어 2년간 휴면 처리 후 파종하며, 분근법이나 삽목으로도 쉽게 번식할 수 있다. - 가시오가피- 심기에서 재배, 수확까지(요약)
2년차에는 유기질 퇴비를 충분히 주어 나무 생육을 촉진하고, 3년차부터 순과 뿌리를 수확할 수 있다. - 가시오갈피(Eleutherococcus Senticosus Maxim)는 두릅 ... - 제주농업기술원
평지 재배 시 50% 차광이 적합하며, 햇빛이 너무 강하면 생육이 저하되므로 그늘진 환경 조성이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