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봄, 쌉쌀하면서도 향긋한 맛으로 우리의 입맛을 깨우는 '땅두릅(독활)'. 그 독특한 풍미에 반해 "내 텃밭에서도 한번 키워볼까?" 하고 마음먹은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종묘상에 나가보면 실한 뿌리(종근)나 파릇파릇한 모종이 우리를 유혹하죠. 하지만 이때 드는 가장 큰 고민, "그래서 이걸 도대체 언제 심어야 하는 거지?" 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땅두릅은 우리에게 두 번의 기회를 줍니다. 바로 '봄'과 '가을', 이 두 번의 황금기입니다.
하지만 두 시기는 각각 장단점이 뚜렷하여, 나의 상황에 맞는 최적의 타이밍을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이 글은 여러분의 작은 모종이 실패 없이 튼튼하게 뿌리내려 해마다 풍성한 봄의 맛을 선물할 수 있도록, 가장 이상적인 식재 시기를 속 시원하게 알려드리는 친절한 농사 가이드입니다.
최고의 타이밍, 가을 심기 (9월~11월)
텃밭 고수들이 입을 모아 추천하는 '최고의 식재 시기'는 바로 잎이 모두 지고 난 늦가을입니다. "겨울이 코앞인데, 지금 심으면 얼어 죽는 거 아니야?" 하고 걱정하는 분들이 많지만, 이것이야말로 땅두릅의 생리를 가장 잘 이해한 과학적인 방법입니다.
가을에 심은 모종이나 뿌리는, 땅 위에서는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땅속에서는 아주 중요한 활동을 시작합니다. 바로 겨울잠을 자는 동안, 땅이 완전히 얼기 전까지 서서히 새로운 뿌리를 내리며 다가올 봄을 준비하는 것이죠. 이렇게 겨울 동안 미리 뿌리를 내린 땅두릅은, 봄에 심은 것보다 훨씬 더 빠르고 힘차게 싹을 밀어 올리며, 그해 봄부터 바로 실한 순을 수확할 수 있는 기쁨을 안겨줍니다.
놓쳤다면 괜찮아, 봄 심기 (3월~4월)
만약 가을의 황금기를 놓쳤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에게는 두 번째 기회, '봄 심기'가 남아있으니까요. 땅이 녹고 봄기운이 완연해지는 3월 말에서 4월 중순 사이가 바로 봄 식재의 적기입니다. 이때는 종묘상에 튼튼한 뿌리나 이제 막 싹이 튼 모종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좋은 재료를 구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봄에 심을 경우에는 가을에 심은 것보다 몇 가지 더 신경 써줘야 할 점이 있습니다. 뿌리를 내리는 동시에 싹을 틔우고 잎을 펼쳐야 하므로, 식물이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됩니다. 따라서 심은 후 뿌리가 완전히 내릴 때까지, 흙이 마르지 않도록 물 관리에 조금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또한, 그해 봄의 수확은 가급적 맛만 보는 수준으로 최소화하고, 식물이 충분히 자랄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인내가 필요합니다.
왜 '여름'은 피해야 할까?
그렇다면 잎이 무성하게 자라는 여름에 심으면 안 되는 걸까요? 네, 여름은 땅두릅을 심기에 가장 좋지 않은 시기입니다. 뜨거운 햇볕과 높은 땅의 온도는 이제 막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어린 모종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줍니다.
또한, 식물은 잎을 통해 계속해서 수분을 증발시키는데(증산작용), 아직 뿌리를 제대로 내리지 못한 상태에서 잎만 무성하면 수분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금세 시들어 말라죽기 십상입니다. 따라서 식물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여름보다는, 성장을 멈추고 휴식을 준비하거나 시작하는 봄과 가을이 새로운 이사를 위한 가장 안전한 시기인 셈입니다.
성공적인 심기를 위한 작은 팁
어떤 시기에 심든, 성공적인 활착을 위한 몇 가지 공통적인 비법이 있습니다. 첫째, 땅두릅은 물 빠짐이 좋은 흙을 아주 좋아합니다. 심을 곳에 퇴비를 넉넉히 넣고 흙을 깊게 갈아엎어 부드럽게 만들어 주세요. 둘째, 뿌리나 모종을 심을 때 너무 깊게 심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뿌리의 머리 부분(뇌두)이 흙 표면 바로 아래에 살짝 묻힐 정도로 심어야 싹이 쉽게 올라올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심은 직후에는 반드시 물을 흠뻑 주어 흙과 뿌리 사이에 빈 공간이 없도록 완전히 밀착시켜 주어야 합니다. 이 첫 번째 물주기가 뿌리가 새로운 환경에 얼마나 빠르고 안전하게 자리 잡는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과정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가을에 심으면 겨울에 얼어 죽을까 봐 걱정돼요.
A. 땅두릅(독활)은 본래 우리나라 산에서 자생하던 식물로, 추위에 매우 강하여 전국 어디서나 노지 월동이 가능합니다. 너무 걱정된다면, 심은 곳 위에 낙엽이나 짚, 왕겨 등을 살짝 덮어 '보온 이불'을 만들어주면 더욱 안전하게 겨울을 날 수 있습니다.
Q. 모종과 뿌리(종근) 중에 어떤 것을 심는 게 더 좋은가요?
A. 둘 다 좋은 방법입니다. 모종은 이미 싹이 터 있어 살아있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안정감이 있고, 뿌리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많은 양을 심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어떤 것을 선택하든, 튼튼하고 병든 흔적이 없는 건강한 것을 고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Q. 심은 첫해부터 수확해도 되나요?
A. 가을에 심었다면 이듬해 봄에 바로 수확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풍성한 다음 해를 위해, 첫해에는 포기당 한두 순 정도만 맛을 보고 나머지는 식물이 충분히 성장할 수 있도록 남겨두는 '기다림의 미학'을 발휘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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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정보 및 도움이 되는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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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 차이가 있으나 3월부터 5월까지 모종 심기가 가능하며, 온도에 따라 시기를 조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