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의 숲길을 걷다 보면 어디선가 날아오는 달콤하고 진한 향기에 발걸음을 멈추신 적이 있으실 겁니다. 아카시아 향기 같기도 하고 재스민 향기 같기도 한 이 냄새의 주인공을 찾아 두리번거려 보면, 머리 위로 하얀 종들이 조를 지어 매달린 나무를 발견하게 됩니다. 바로 초여름의 숲을 하얗게 수놓는 '때죽나무'입니다. 벚꽃이 지고 난 뒤 아쉬워하는 우리에게 자연이 선물해 주는 또 하나의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결론부터 시원하게 말씀드리자면, 이 나무는 5월 중순에서 6월 초 사이에 절정을 이룹니다. 땅을 향해 겸손하게 고개를 숙인 하얀 꽃들은 마치 요정의 모자처럼 생겼습니다. 오늘은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이 아름다운 꽃을 언제 어디서 봐야 가장 예쁜지, 그리고 왜 이런 독특한 이름을 갖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초등학생도 이해하기 쉽게 풀어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이 글을 읽고 나면 다가오는 주말, 숲에서 만나는 하얀 꽃들이 훨씬 반갑게 느껴지실 겁니다.
5월의 숲을 하얗게 물들이는 타이밍


봄꽃의 대명사인 벚꽃과 철쭉이 모두 지고 나면 숲은 온통 초록색으로 변합니다. 바로 이때, 짙은 녹색 잎사귀 사이로 하얀색 꽃망울을 터뜨리는 것이 때죽나무입니다. 지역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보통 날씨가 따뜻해지는 5월 중순부터 피기 시작해서 6월 초까지 그 아름다움을 뽐냅니다.
가장 예쁜 모습을 보고 싶다면 5월 20일 전후로 가까운 산책로를 방문하는 것이 최고의 해결책입니다. 너무 덥지도 춥지도 않은 이 시기에 숲속 그늘 아래 서 있으면, 머리 위로는 하얀 꽃구름이 떠 있고 코끝으로는 달콤한 향기가 스며드는 환상적인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봄을 놓쳤다고 아쉬워하지 말고 초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이 나무를 찾아보세요.
땅을 보며 피어나는 겸손한 종 모양


대부분의 꽃은 햇빛을 보려고 하늘을 향해 고개를 빳빳하게 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때죽나무 꽃은 특이하게도 모두 땅바닥을 향해 고개를 푹 숙이고 있습니다. 마치 작은 종이나 하얀 초롱불이 나뭇가지에 줄지어 매달려 있는 것 같은 귀여운 모습입니다.
그래서 이 꽃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나무 아래로 들어가서 위를 쳐다봐야 합니다. 밑에서 올려다보면 하얀 꽃잎 속에 숨겨진 노란색 수술들이 별처럼 반짝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나무 밑에 돗자리를 펴고 누워서 하늘을 바라보세요. 초록 잎과 하얀 꽃, 그리고 파란 하늘이 어우러진 풍경은 그 어떤 그림보다 아름다운 추억이 될 것입니다.
벌과 나비를 부르는 달콤한 향기


이 나무 근처에만 가도 '윙윙' 거리는 꿀벌 소리를 쉽게 들을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때죽나무 꽃이 뿜어내는 향기가 엄청나게 진하고 달콤하기 때문입니다. 향기가 얼마나 좋은지 옛날에는 향수 대신 사용하기도 했을 정도이며, 지금도 꿀을 얻는 중요한 밀원식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숲속에서 길을 걷다가 갑자기 기분 좋은 단내를 맡았다면 주위를 둘러보세요. 십중팔구 근처에 이 나무가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눈으로 찾기 힘들다면 코를 킁킁거리며 향기를 따라가 보는 것도 숲을 즐기는 재미있는 놀이가 됩니다. 진한 향기에 이끌려 가다 보면 어느새 하얀 꽃 세상에 도착해 있을 것입니다.
하얀 눈이 내린 듯한 낙화의 아름다움


때죽나무는 나무에 매달려 있을 때도 예쁘지만, 꽃이 떨어질 때 또 다른 장관을 연출합니다. 벚꽃처럼 꽃잎이 하나하나 흩날리는 것이 아니라, 통꽃으로 되어 있어 꽃송이 전체가 '빙그르르' 돌면서 그대로 툭 떨어집니다. 마치 숲속에 하얀 눈송이가 내리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바닥에 떨어진 꽃들은 금방 시들지 않고 오랫동안 싱싱한 모습을 유지합니다. 그래서 나무 아래는 마치 하얀 카펫을 깔아놓은 것처럼 변합니다. 떨어진 꽃을 주워 물에 띄우거나, 꽃길을 사뿐히 즈려밟으며 걷는 것은 이 시기에만 누릴 수 있는 특별한 호사입니다. 땅 위의 별들을 감상하며 낭만적인 산책을 즐겨보시길 바랍니다.
이름에 얽힌 재미있는 유래


이름이 왜 '때죽'인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여기에는 몇 가지 재미있는 설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나무껍질이 거무튀튀해서 마치 때가 낀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졌다는 이야기입니다. 두 번째는 가을에 열리는 열매가 스님들이 머리를 깎은 모습(반질반질한 머리)처럼 보인다고 해서 '떼중나무'라고 부르다가 변했다는 설도 있습니다.
가장 유력한 설은 이 나무 열매에 있는 독성분을 이용해 물고기를 잡았다는 것입니다. 열매를 찧어 물에 풀면 물고기들이 잠시 기절해서 '떼로 죽는다'고 하여 때죽나무가 되었다고 합니다. 아이들에게 이런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며 나무를 관찰하면 훨씬 더 흥미로워할 것입니다. 물론 지금은 환경 보호를 위해 물고기 잡기에 쓰면 절대 안 된다는 점도 꼭 알려주세요.
자주 묻는 질문 (FAQ)


Q. 쪽동백나무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어떻게 구별하나요?
A. 두 나무는 형제처럼 비슷해서 헷갈리기 쉽습니다. 가장 쉬운 구별법은 잎의 크기입니다. 쪽동백나무 잎은 어른 손바닥만큼 크고 둥근 반면, 때죽나무 잎은 손가락 길이 정도로 작고 갸름합니다. 또한 꽃이 뭉쳐서 피는 방식도 약간 다른데, 잎이 훨씬 작다면 때죽나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Q. 집 마당에 심어도 잘 자라나요?
A. 네, 아주 잘 자랍니다. 공해에도 강하고 추위도 잘 견뎌서 조경수로 인기가 많습니다. 다만 햇빛을 좋아하는 양수이므로 그늘진 곳보다는 볕이 잘 드는 곳에 심어야 꽃을 풍성하게 볼 수 있습니다. 물 빠짐이 좋은 흙에 심어주면 특별한 관리 없이도 매년 예쁜 꽃을 보여줍니다.
Q. 열매는 먹을 수 있나요?
A. 아니요, 절대 드시면 안 됩니다. 가을에 달리는 조그만 열매에는 '에고사포닌'이라는 독성 성분이 들어있습니다. 맛이 매우 쓰고 혀를 마비시킬 수 있으며, 배탈이 날 수 있으니 눈으로만 감상해야 합니다. 대신 이 성분을 이용해 빨래할 때 천연 세제로 쓰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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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정보 및 도움이 되는 자료
- 때죽나무 - 서울식물원
5–6월에 흰 종 모양 꽃이 2~5송이씩 아래로 핍니다. - 때죽나무 - 우리 나무 (환경정의 에코산악회)
5~6월에 가지 겨드랑이에서 2~5송이 흰 꽃이 밑을 향해 핍니다. - 트리인포 – 때죽나무 개화 특성
5월 중순~6월 초 종 모양 흰 꽃이 2~5개씩 뭉쳐 아래로 핍니다. - 때죽나무 / 이름 유래 / 꽃말 – 네이버 블로그
5월 경 순백의 꽃이 아래로 일렬로 피고 향기가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