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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엽수와 마로니에, 같은 나무일까 다른 나무일까? (이름의 유래)

by 녹초록 2025. 9.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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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엽수와 마로니에, 같은 나무일까 다른 나무일까? (이름의 유래)

 

"마로니에 공원에 가면 마로니에 나무가 없다?" 한 번쯤 들어보셨을 법한 이 알쏭달쏭한 수수께끼. 우리는 공원 이름 때문에 당연히 그곳에 마로니에 나무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칠엽수'라는 이름표가 붙어있는 나무가 대부분입니다. "그럼 칠엽수랑 마로니에는 다른 나무인가?" 하는 생각에 머릿속이 복잡해지기 시작합니다.

이 오래된 이름 논쟁의 진실을 궁금해하셨다면, 오늘 제대로 찾아오셨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이 둘은 '아주 가까운 사촌'이지만 엄연히 '다른 나무'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이들을 헷갈리게 된 데에는 아주 흥미로운 역사적 오해가 숨어있습니다. 오늘 그 실타래를 풀어보면, 여러분도 오늘부터 나무 박사가 될 수 있습니다.

 

이름의 첫 단서, '일곱 개의 잎'

이름의 첫 단서, '일곱 개의 잎'이름의 첫 단서, '일곱 개의 잎'

 

먼저 우리에게 익숙한 '칠엽수(七葉樹)'라는 이름의 비밀부터 풀어보겠습니다. 이 이름은 아주 정직하고 직관적인 이름입니다. 한자 그대로 '일곱(七) 개의 잎(葉)을 가진 나무(樹)'라는 뜻이죠. 실제로 칠엽수의 잎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하나의 잎자루 끝에 손바닥을 활짝 편 것처럼 5~7개의 작은 잎들이 방사형으로 달려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 조상들은 이 독특한 잎 모양을 보고 그 특징을 그대로 담아 '칠엽수'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이처럼 칠엽수는 잎의 개수에서 유래한, 아주 과학적이고 이해하기 쉬운 이름입니다. 이 '일곱 개의 잎'만 기억해도 이 나무의 절반은 이해한 셈입니다.

 

서양에서 온 사촌, '마로니에'

서양에서 온 사촌, '마로니에'서양에서 온 사촌, '마로니에'

 

그렇다면 '마로니에(Marronnier)'는 어디서 온 이름일까요? 이 이름은 프랑스어로, 유럽이 고향인 '서양칠엽수'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즉, 칠엽수는 동양(일본, 중국)이 고향인 '오리지널'이고, 마로니에는 서양에서 온 '사촌'인 셈입니다. 둘 다 같은 칠엽수과(科)에 속하는 아주 가까운 친척이죠.

프랑스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를 아름답게 수놓은 가로수가 바로 이 마로니에 나무입니다. 이국적이고 낭만적인 어감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한때 공원이나 가로수를 만들 때 너도나도 '마로니에'라는 이름을 즐겨 사용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두 나무를 헷갈리게 된 모든 오해의 시작점입니다.

 

결정적인 차이, '꽃'과 '열매'

결정적인 차이, '꽃'과 '열매'결정적인 차이, '꽃'과 '열매'

 

아주 가까운 사촌이지만, 이 둘을 구분할 수 있는 결정적인 차이점이 있습니다. 바로 '꽃'과 '열매'의 모습입니다. 우리나라에 주로 심겨 있는 '일본칠엽수'는 5~6월경에 원뿔 모양으로 모여 피는 꽃의 중심부에 노란색 무늬가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이 무늬가 붉은색으로 변하기도 하죠.

반면에 서양칠엽수, 즉 '마로니에'는 꽃의 중심부에 붉은색 반점이 뚜렷하게 박혀있어 훨씬 더 화려한 인상을 줍니다. 또한, 가을에 열리는 열매의 껍질을 보면 더 확실하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칠엽수의 열매는 표면이 비교적 매끈하고 울퉁불퉁한 반면, 마로니에의 열매는 밤송이처럼 짧고 굵은 가시가 촘촘하게 돋아있습니다.

 

마로니에 공원의 진짜 주인공

마로니에 공원의 진짜 주인공마로니에 공원의 진짜 주인공

 

자, 이제 처음의 수수께끼로 돌아가 볼까요? 서울 대학로에 있는 '마로니에 공원'에는 왜 마로니에가 없을까요? 사실 이 공원이 처음 만들어질 때, 일본에서 들여온 '칠엽수' 묘목을 심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사람들이 서양 문물에 대한 동경으로, 이국적이고 세련된 느낌의 '마로니에'라는 이름을 빌려와 공원 이름으로 붙였던 것입니다.

즉, 마로니에 공원의 진짜 주인공은 처음부터 '칠엽수'였던 셈입니다. 이처럼 이름 때문에 생긴 재미있는 오해는, 우리가 자연을 어떻게 인식하고 받아들이는지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이기도 합니다.

 

이름은 달라도, 매력은 하나

이름은 달라도, 매력은 하나이름은 달라도, 매력은 하나

 

비록 이름 때문에 작은 혼란이 있기는 하지만, 칠엽수와 마로니에 모두 여름에는 짙고 시원한 그늘을, 가을에는 탐스러운 열매를 우리에게 선물하는 고마운 나무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이제부터 공원이나 길가에서 이 나무를 마주친다면, 그저 '비슷한 나무'라고 지나치지 마세요.

손바닥처럼 생긴 일곱 개의 잎을 세어보고, 꽃의 중심부 색깔을 유심히 살펴보며 "아, 이건 노란 점이 있으니 칠엽수구나!" 하고, 혹은 "붉은 반점이 있으니 진짜 마로니에네!" 하고 구분해 보는 재미를 느껴보세요. 작은 차이를 아는 것만으로도, 무심코 지나쳤던 풍경이 훨씬 더 흥미롭게 다가올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칠엽수와 마로니에, 같은 나무일까 다른 나무일까? (이름의 유래)

 

Q. 칠엽수나 마로니에 열매는 먹을 수 있나요?
A. 아니요, 절대 먹으면 안 됩니다. 우리가 먹는 밤(Chestnut)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이들의 열매에는 '사포닌'이라는 독성 물질이 들어있어 먹으면 복통이나 구토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다람쥐 같은 설치류는 이 독을 분해할 수 있어 먹기도 하지만, 사람은 먹을 수 없습니다.

 

Q. 그럼 '마롱 글라세'라는 프랑스 디저트는 뭘로 만드나요?
A. 아주 좋은 질문입니다. '마롱(Marron)'은 프랑스어로 우리가 먹는 '밤'을 의미합니다. 즉, 마롱 글라세는 '마로니에(Marronnier)' 열매가 아닌, 우리가 먹는 '밤나무(Châtaignier)'의 열매로 만든 것입니다. 이름이 비슷해서 생긴 또 다른 오해죠.

 

Q. 칠엽수와 마로니에 외에 또 다른 종류가 있나요?
A. 네, 있습니다. 꽃이 붉은색으로 피는 '붉은꽃칠엽수(적화칠엽수)'도 공원 등에서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이 나무는 칠엽수와 마로니에를 교배하여 만든 원예 품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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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정보 및 도움이 되는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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